(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10승 고지를 밟으며 프로농구 단독 선두를 지킨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크게 만족했다.
전희철 감독은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들어간 선수들이 다 제 역할을 해줬다. 최근 3, 4경기에서 답답했던 속공이 풀리면서 선수들이 신나는 농구를 했다. 우리만의 색깔이 나왔다"고 말했다.
SK는 이날 오리온을 89-83으로 잡았다.
자밀 워니가 27득점 7리바운드에 스틸 4개를 잡았고, '해결사' 김선형이 18득점 5어시스트를 올렸다.
허일영도 3쿼터에만 10점을 올리는 등 12득점을 기록해 승리를 이끌었다.
2연승을 달린 SK는 10승 4패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전 감독은 "컵 대회와 1라운드에서 나왔던 모션 오펜스를 하면서 서로 살려주는 플레이를 했다는 점이 더 기분이 좋다. 허일영도 3쿼터에서 잘 터져 주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갔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워니가 스틸 부문에서도 활약한 데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며 웃고는 "센스가 좋은 선수다. 또 경기가 잘 되는 날은 선수들이 미리 가서 서 있고 그 뒤에 (상대의) 공이 들어온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수비에서 준비한 부분의 70∼80%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SK의 경기력을 생각할 때 6점 차 승리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 감독은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내용으로 봐서는 더 많은 리드를 가져갈 수 있을 거로 봤는데 점수를 많이 내줬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쪽이 아닌 다른 쪽에서 실점했기 때문에, 약속한 부분에서는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했다.
"답답한 게 좀 풀렸다"는 전 감독은 "선수들이 휴식기에 많이 쉬려고 오늘 열심히 뛰어서 이긴 것 같다"며 농담도 던졌다.
전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훈련 시간이 늘어나고, 분위기가 가라앉아 몸도 무거워진다. 올해는 부상도 없고, 좋은 성적을 유지해 휴식기에도 편안히 쉬면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패배를 당한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에 또 한 번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날 SK에서 워니가 홀로 27득점을 올린 반면, 오리온은 머피 할로웨이 15득점, 미로슬라브 라둘리차는 2득점에 그쳤다.
강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는데,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밀리다 보니 아쉽다. 워니처럼 안정적인 포스트에서 해 주면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그에 반해 우리는 계속 밀렸다"고 말했다.
경기 뒤 라커룸에서 라둘리차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는 그는 "맡은 포지션에서 계속 구멍이 생기지 않느냐고, 그건 잘못된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할로웨이의 움직임에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강 감독은 "할로웨이가 열심히 해줬지만, 2주간의 휴식기 동안 더 맞춰가야 할 것 같다. 라둘리차가 제 역할을 해줘야 제대로 갖추고 경기를 할 수 있다. 지금은 국내 선수들이 잘해서 버티는 것"이라며 외국인 선수들의 분전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