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문도엽(29)은 지난 4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했다.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지만 이후 문도엽은 침체에 빠졌다.
13차례 대회에서 한번도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오픈, 신한동해오픈 등 큰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2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 문도엽은 7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버디 7개에 보기는 하나도 없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이번 시즌에 문도엽이 7언더파를 친 건 처음이다.
선두 김민규(20)에 1타 뒤진 2위(10언더파 132타)로 올라서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문도엽은 "퍼트가 말이 안 되게 잘 됐다. 버디도 많이 잡았고 어려운 파세이브도 많았다. 어제부터 퍼트 라인이 잘 보였다"고 달아오른 퍼트 감각에 공을 돌렸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전반에만 5타를 줄인 문도엽은 "후반에는 버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전반에 많은 타수를 줄여놔서 후반이 편했다"고 설명했다.
문도엽은 개막전 우승 이후 부진을 "의욕만 앞선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잘 하려고 욕심을 내니 공이 더 안 맞았다"는 문도엽은 "마음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로 내려 놓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성적에) 집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도엽은 "이번 대회는 친구들과 라운드한다는 기분으로 쳤다. 연습 라운드라는 느낌으로 편하게 쳤더니 경기가 잘 풀렸다"고 밝혔다.
문도엽은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함께 했던 캐디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그만둔다. 이 대회를 포함해 두 번 대회가 남았는데 헤어지기 전에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3라운드는 바람이 심한 오후에 경기를 치르게 된 문도엽은 "바람과 싸우려고 하기보다는 바람을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