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장보인 기자 = 프로축구 김천 상무의 1부 리그 승격을 이끌고 K리그2 감독상까지 거머쥔 김태완 감독은 변함없는 '행복 축구'를 다짐했다.
김태완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그는 연고 이전으로 올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된 김천을 1위에 올려놓으며 한 시즌 만에 1부 복귀를 이끌었다.
김천은 시즌 초반 K리그2 중·하위권을 오가며 크게 요동쳤으나 이내 안정감을 되찾고는 8월 말부터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감독 생활 5년째에 큰 상을 주셔서 정말 영광스럽다. 사실 시즌 초반에 좀 많이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잘 극복해주고 이겨내 줘서 귀한 상을 받았다"며 공을 돌렸다.
코치진과 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한 그는 "K리그1에서 재미있고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년 초가 걱정이 된다. 12월에 선수들이 훈련소에 들어가서 1월 중순에 복귀하면, 한 달 여 정도 준비하고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라면서도 "재미있는 축구를 하게끔, 선수들과도 항상 이야기하고 나도 더 공부해서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지도자가 되겠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감독은 시상식에서 "축구를 새롭게 보게 해준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상무는 선수가 새롭게 들어오고 나가니 조직력을 갖추기가 힘들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클롭 감독이 쓰는 전방 압박, 게겐 프레싱을 많이 보면서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축구'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팬들에게도 '펩태완', '관물대올라'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전술적으로 배울 점이 많다. 우리끼리 즐기는 축구는 하면 안 된다. 보는 사람도, 하는 선수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많은 시도를 했다"고 전했다.
김천은 정승현, 조규성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성적이 '선수 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자 김 감독은 "억울하다. 완전 억울하다"며 웃어 보이고는 "조규성, 정승현은 여기(상무) 와서 다시 대표가 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활약에는 뿌듯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상무에 올 정도면 좋은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그런 평가도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나처럼 행복한 감독이 있을까 싶다. 많은 선수를 경험해 보고 선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으니 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감독상 수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김 감독은 믿음직한 장병들을 이끌고 K리그1로 향한다.
"한계를 두지 않겠다"는 그는 "'잔류가 목표다, 파이널A 들어가겠다.' 이런 말은 하지 않겠다. 그저 최선을 다해서 우승이라면 우승까지도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