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니이티드(맨유)의 '레전드'이자 현 사령탑인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이 성적 부진에 곧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더 타임스 등 영국 매체는 21일(한국시간) 맨유 이사회가 솔셰르 감독 해임을 결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맨유 이사회는 팀이 이날 치른 왓퍼드와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4로 충격패를 당하자 수 시간 뒤 긴급회의를 열어 이같이 뜻을 모았다.
이제 구단주인 미국 글레이저 가문이 이사회 결의를 승인하면 솔셰르 감독은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된다.
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맨유가 솔셰르 감독을 해임하는 데 따른 위약금은 750만 파운드(약 119억 9천만원)다.
다만, 이사회는 될 수 있으면 솔셰르 감독을 '경질'하는 게 아닌,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으로 결별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현역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레전드에 대한 마지막 예우인 셈이다.
솔셰르 감독은 2006-2007시즌까지 11시즌을 맨유에서 뛰었다. 366경기에 나서 126골을 터뜨렸다. 교체 선수로 투입돼 극적인 골을 터뜨린 적이 많아 '슈퍼 서브'로 불렸다.
은퇴 뒤 노르웨이 친정팀 몰데 등을 이끌며 지도자로 경력을 쌓던 솔셰르 감독은 2018년 12월 조제 모리뉴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사령탑에 올랐다. 이듬해 3월에는 임시 감독 딱지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계약했다.
솔셰르 감독이 지휘하는 동안 맨유는 정규리그에서 2018-2019시즌 6위, 2019-2020시즌 3위, 2020-2021시즌 2위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제이든 산초 등 특급 공격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린 올 시즌, 처참한 실패를 맛보고 말았다.
정규리그 5승 2무 5패로 6위(승점 17)까지 내려앉았다. 제대로 대응도 못 해보고 참패하는 경기가 점점 늘었다. 레스터시티와 8라운드에 2-4로 지더니, 리버풀과 9라운드에서는 0-5로 대패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11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슈팅 수 5-16으로 완전히 밀린 끝에 0-2로 완패했다.
여기에 이날 현재 16위로 하위권에 있는 왓퍼드에 3점 차로 진 게 솔셰르 감독 경질에 결정적이었다.
전반 28분 조슈아 킹, 44분 이스마일라 사르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은 맨유는 후반 5분 도니 판더베이크의 만회골로 1-2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후반 24분 주전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다시 패색이 짙어졌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주앙 페드루와 이마누엘 보나벤처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대패를 당했다.
맨유에서 11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는 "맨유에서 어려운 순간을 몇 차례 경험했지만, 지금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공을 가지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 끔찍하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솔셰르 감독의 경질이 확정되면 현재 구단 기술이사인 대런 플레처가 임시 감독으로 팀을 이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