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의 새 역사를 쓴 김태형(54)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도 '2021년 마지막 경기에서의 패배'는 무척 아팠다.
영광도 상처도 잊고, 2022년에는 '무(無)'에서 시작한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S 4차전에서 kt wiz에 4-8로 패한 뒤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 회견장에 들어섰다.
두산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같은 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뚫었지만 7전 4승제의 KS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한계가 KS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여기까지 와 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힘겨운 시간을 함께한 코치진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신 팬들께 고맙다는 얘기도 꼭 전해달라"고 운을 뗐다.
그는 "KS 1, 2차전을 치르면서 우리 팀에 좋은 흐름이 오지 않고 자꾸 맥이 끊기는 기분을 느꼈다"며 "그 흐름을 잡은 kt가 좋은 팀"이라고 우승팀 kt를 예우했다.
두산은 전반기를 7위로 마쳤지만, 후반기에 힘을 내며 4위로 올라섰다.
김태형 감독 부임 후 가장 낮은 정규시즌 순위였지만, 두산은 '가을 타짜'의 위세를 과시하며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대로 격파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팀 kt는 넘어서지 못했다.
김 감독은 "수훈 선수를 굳이 꼽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 선수들 모두 고생했다"며 "특히 (이영하, 홍건희 등) 중간 계투가 역투했고, 야수들도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모든 선수를 품에 안았다.
김 감독은 7년째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선수단 구성은 크게 바뀌었다.
내야진만 해도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박계범(유격수)이 주축이 됐다.
김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거의 없던 선수들이 이번 가을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7년 연속 KS의 기록이 2022년 성적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김 감독은 "2022년 두산은 무에서 시작한다.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새로운 출사표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