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첫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은 전세를 뒤집은 후반전 경기력에 특히 만족감을 표현하며 두 번째 대결도 잘 치러내겠다고 다짐했다.
벨 감독은 2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 1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한국어로 "전반전엔 우리가 너무 느렸다. 후반에는 많이 행복했다"며 "2-1로 이겨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한국은 전반 뉴질랜드에 고전하다 한 골을 먼저 내준 뒤 후반 상대 자책골과 임선주(현대제철)의 역전 결승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벨 감독은 "전반 끝난 뒤 선수들에게 '현재 경기 속도가 느리다. 속도와 적극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후반에 그런 점을 잘 따르고 피지컬적으로도 잘 싸워줘 좋은 경기를 했다. 몇 가지 전술 영상도 보여줬는데 잘 받아들여 줘 고맙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벨 감독은 "선수들이 본인의 능력을 믿고 후반전뿐만 아닌 한 경기 90분 동안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줬으면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벨 감독은 후반전 최유리(현대제철)를 시작으로 4장의 교체 카드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벨 감독은 "많은 선수를 다양하게 활용하고자 교체 카드를 가동했다. 우리는 지금 아시안컵에 대비한 '프리 시즌' 중이라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스쿼드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스타디움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할 때 줄곧 함께했던 벨 감독은 추운 날씨 속에 받은 응원에 고마움도 전했다.
한국어로 "나는 고양 살아요"라며 이날 자신은 '홈 경기'를 치른 거라고 기뻐한 벨 감독은 "응원이 좋았고 분위기도 환상적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팬들이 함께해주시니 감사함을 표시하고자 늘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오후 7시 다시 고양에서 뉴질랜드와의 2차전을 앞둔 벨 감독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회복을 빠르게 잘하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역전패를 당한 뉴질랜드의 이트카 클림코바(체코) 감독에겐 후반이 아쉬웠다.
클림코바 감독은 "전반에 소유권을 가져오며 볼 흐름이 좋고 수비도 잘 됐으나 후반에 한국이 전술적 변화를 통해 아주 좋은 경기를 해 수비적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며 "꾸준함을 보완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패배를 곱씹었다.
그는 "한국이 후반에 소유권을 많이 가져가고 스피드, 전체적인 조합 모두 좋았다. 마음가짐과 정신력 때문인 것 같다. 한국은 '헝그리'한 모습이 있었고, 우린 그게 부족했다"고 진단하며 전반전의 모습처럼 2차전에도 한국과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클림코바 감독은 이날 선제골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신예 공격수 재키 핸드에 대해선 "사기가 올라갔을 거다. 세트피스가 아닌 오픈 플레이에서 골을 넣은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골을 넣어 주리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