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49) 감독이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 패배에 "한국에서 많은 팬이 응원해주셨는데, 우승컵을 가져가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포항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1 ACL 결승에서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 0-2로 졌다.
2009년 이후 12년 만에 ACL 정상 탈환을 노린 포항은 경기 시작 후 16초 만에 상대 나세르 알다우사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이른 시간에 실점하며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많이 안 나왔다"며 "심리적으로 조급해하면서 실수가 잦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전반 12분 신진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은 장면을 두고 "그게 들어갔다면 경기가 더 재미있어졌을 것"이라며 "전반 종료 후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는데 후반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상대에게 뒷공간을 내줬다"고 패인을 짚었다.
포항은 후반 18분 무사 마레가에게 또 한 골을 내주고 결국 두 골 차 패배를 당했다.
김 감독이 우승했더라면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과 선수로 모두 ACL 정상에 설 수 있었다. 그는 포항이 우승한 2009년에는 선수로 뛰었다.
김 감독은 상대 알힐랄에 대해 "조직적인 축구보다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활용한다"며 "개인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탈압박하고 찬스를 만드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장에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 것을 두고 김 감독은 "축구는 팬들이 있어야 하므로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의 응원이 조금 부담됐겠지만 선수들이 즐기면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귀국하는 김 감독은 "한국에서 많은 팬이 응원해주셨는데 우승컵을 가져가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50%밖에 못 보여준 것이 아쉽고, 어린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이 성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포항은 귀국 후 28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 12월 4일 FC서울과 홈 경기로 올해 K리그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