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시즌 초반 이어진 4연패 부진에서 벗어났으나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유 감독은 28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를 마치고 "이겼다고 웃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kt를 102-98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2승 6패로 아직 최하위지만, 일단 연패 흐름을 끊어냄으로써 처진 분위기를 한 번 바꿀 수 있었다.
유 감독이 아쉬움을 나타낸 건 막판 집중력 때문이었다.
4쿼터 한때 15점 차로 리드하는 등 줄곧 앞서던 현대모비스는 종료 36초 전엔 라숀 토마스의 덩크로 98-89를 만들어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이후 30여 초 동안 2득점에 그치는 사이 9점을 허용하며 종료 직전 100-98까지 쫓겼다.
막판 실수 탓에 연장전으로 끌려가 결국 졌던 24일 전주 KCC와의 경기 때 상황이 자칫 반복될 뻔했다.
유 감독은 "10점 이상 이길 때까지는 경기력이 좋았는데, 젊은 선수들이 아직 수비 요령이 없다"며 "중요한 시기에 공격 리바운드를 빼앗기며 실점하고 이런 건 나이나 신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오늘처럼 좋은 경기를 하고 마무리도 좋아야 사기가 올라간다"면서 "마지막에 쫓기면 다음 경기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제 걱정은 우리 팀에 중심이 없다는 거다. 과거의 팀과는 확실히 경험에서 차이가 있다"고 진단하며 "멤버 구성이 많이 바뀌었는데, 우리의 색을 완전히 입히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영건'들이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험 부족을 단기간에 극복하긴 쉽지 않다.
특히 4년 차에 팀의 핵심 가드 역할을 하는 서명진은 KCC전에서 89-86으로 앞서던 종료 11초 전 이우석과 호흡이 맞지 않아 패스 실수를 하며 연장전으로 끌려가는 빌미를 제공하는 등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서명진은 "지난 경기는 아무리 다르게 생각해도 무조건 제 잘못이다. 저 때문에 진 경기라는 게 머릿속에 남아서 오늘도 실수하지 않으려 했는데, 막판에 안일한 플레이가 있었다"며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고 곱씹었다.
그는 "KCC전 이후 도저히 집에는 있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의 치유를 하자며 우석이와 같이 한강으로 나가서 많은 대화를 했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많은 관심에 보답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경기 중 안일하게 하다 보니 잔 실수도 나오는 것 같다"고 자책한 서명진은 "최대한 이런 부분이 나오지 않도록 연습을 많이 해야 하고, 마인드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석도 "명진이를 도와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부담감을 더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제 책임도 있다"면서 "수비 지적을 많이 받고 있는데, 더 확실히 압박해서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