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가 올해 일본 유행어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일본 출판사 자유국민사는 '2021 유캔 신어·유행어 대상'으로 '리얼(real) 니토류'(二刀流)와 '쇼타임'을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소속인 오타니에 착안한 표현이다.
니토류는 본래 양손에 칼을 들고 싸우는 검술의 유파를 의미한다.
일본인들은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동하며 발군의 성과를 낸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진짜라는 의미를 담은 영어 리얼을 붙여 '리얼니토류'라는 표현을 쓴다.
쇼타임은 오타니 쇼헤이의 '쇼'와 공연 시작 시간을 의미하는 쇼타임(showtime)을 합성한 말로 오타니를 추켜세우는 용어가 됐다.
한국으로 치면 '흙수저'나 '금수저'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오야가차'(親ガチャ)가 유행어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동전을 넣고 돌리면 캡슐에 담긴 장난감 등이 무작위로 나오는 판매 장치가 '가차가차'다.
오야가차는 가차가차로 물건을 살 때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자녀가 부모의 조건을 골라서 태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경향이 일본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유행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올림픽의 재정 부담을 일본에 강요했다고 비꼬는 '바가지 씌우는 남작'도 10위권에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식사 중에는 대화하지 말라면서 보건 당국이 권장한 '묵식'(默食, 말하지 않으면서 먹는 것), 젠더 평등, Z세대가 상위 10개 유행어에 각각 포함됐다.
전 세계 안방극장을 달궜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유행어 후보(30개)에 올랐으나 수상권에는 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