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5세트에서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둔 삼성화재의 고희진 감독은 병과 약을 동시에 준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에 관해 "올 시즌 끝까지 밀당(밀고 당기기)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고 감독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러셀은 기복 있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어떻게든 줄이려고 한다"며 "오늘 경기에서도 5세트 막판 제 역할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고 감독의 말처럼 러셀은 이날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그는 1세트 승부처에서 서브 에이스 2개를 연달아 성공하며 효자 노릇을 했지만, 3세트에서 공격 성공률 25.00%에 그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러셀이 갑자기 흔들리자 삼성화재의 팀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러셀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승부처였던 5세트 막판 침착하게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5세트에서만 8득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5세트 한 때 8-12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러셀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신승했다.
고 감독은 "러셀은 잘하다가 갑자기 경기력이 뚝 떨어질 때가 있다"며 "마음을 놓고 실수를 거듭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셀에게 꾸중할 때도 있는데, 이는 러셀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기복 있는 플레이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올 시즌 끝날 때까지 러셀을 잘 끌고 나가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러셀은 서브 5점, 블로킹 2점을 합해 39득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