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2022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두산 베어스 소속 FA'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1홈런을 친 좌타 거포 김재환(33)과 6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찍은 다재다능한 우타 외야수 박건우(31)는 단숨에 팀 전력을 끌어올릴 만한 FA로 꼽힌다.
실제 두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도 있다.
두산은 대외적으로 "최대한 두 선수 잔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더 많은 FA 7명을 배출했고, 두산이 FA 대부분을 놓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두산은 4명을 잡았다"며 "올해는 두산이 FA 전략을 세우기에 한결 수월하다"고 전했다.
2021년 FA 시장에서 두산은 허경민(7년 최대 85억원), 정수빈(6년 최대 56억원), 김재호(3년 최대 25억원), 유희관(1년 최대 10억원)과 FA 잔류 계약을 했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NC 다이노스)은 두산을 떠났다.
당시 두산은 허경민과 정수빈 잔류에 힘썼고, 뜻을 이뤘다.
2022년 FA 시장 두산의 목표는 '김재환, 박건우의 잔류'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을 향한 두 선수의 애정이 깊은 건 사실이지만, FA 협상에서 감정에만 호소할 수는 없다"며 "선수 측 얘기를 충분히 듣고, 선수가 이해할만한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2018, 2019년 FA 시장에서 '황금세대'를 연달아 놓쳤다.
'머니 게임'에서 밀려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은퇴),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팀을 대표하던 선수들과 작별했다.
2021년 FA 시장에서는 '팀내 FA 빅4' 중 허경민, 정수빈을 잡고 오재일, 최주환을 내주는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두 명을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당분간 팀 내부에서 대형 FA가 나오지 않아, 두 선수에게 집중할 여력이 있다. 누적된 FA 유출을 새 얼굴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감도 두산을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김재환과 박건우가 FA A등급이어서, 둘을 영입하는 구단은 20명 외 보호선수 외 1명과 2021년 연봉의 200% 혹은 2021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FA 등급제는 김재환, 박건우 잔류를 원하는 두산에 의미 있는 보호장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