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양의지(34·NC 다이노스) 회장이 올해 신설한 퓨처스(2군)리그 자유계약선수(FA) 제도를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선수협은 1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후 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를 시상하는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도 치렀다.
선수들과 만나 즐겁게 대화하던 양의지 회장은 '퓨처스리그 FA'가 화두에 오르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후배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 아프다. 이렇게 중요한 제도를 만들 때, 왜 선수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KBO 사무국과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10월 26일 격년제로 5차례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하고, 퓨처스리그 FA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선수협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그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1군 선수로 거듭났다"며 "퓨처스리그 FA는 2군 선수들의 이동을 돕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즉각 반발했다.
선수협은 "퓨처스리그 FA를 영입하려면 직전 시즌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하고, FA를 선언한 뒤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하는 선수의 구제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제도의 맹점을 지적했다.
실제 2022년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얻은 14명 중 3명만이 자격을 행사했다. 아직 계약에 이른 퓨처스리그 FA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정후 등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를 수상한 선수들이 1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의지 회장은 "KBO와 구단들은 '일단 시행해보고, 논의하자'고 했다. 그러나 제도를 완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하니 문제점이 드러난다"며 "선수협은 2차 드래프트가 퓨처스리그 FA보다 더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게 '상황이 몹시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KBO와 소통은 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목소리가 완전하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의지는 전임 회장(이대호)의 '판공비 논란' 등으로 어수선했던 2020년 12월 선수협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정말 할 일이 많다. 야구 외적인 얘기를 자주 하는 것도 낯설고 어렵다"며 "그래도 선수협 사무국과 동료들이 도와줘서 이렇게 1년을 보냈다"고 선수협 회장으로 보낸 1년을 돌아봤다.
선수협은 선수 인권에 가장 큰 무게를 두지만, 기부와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도 기부 계획을 확정했다.
양 회장은 "1억원은 저소득층을 위해, 다른 1억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에게 기부할 계획"이라며 "파울 타구 등 위험에 노출된 심판 선배들을 위한 보호 장구도 마련해 기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