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레프트 황경민(25)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그는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원정경기에서 블로킹 2개를 합해 1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황경민은 승부처마다 의미 있는 포인트를 올렸다.
팀 동료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흔들린 2세트엔 4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는 몸을 던지는 수비를 여러 차례 펼치며 역전 드라마의 조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황경민은 친정팀 우리카드를 3연패 늪에 빠뜨렸고, 삼성화재의 5위 도약을 끌어냈다.
황경민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데뷔 첫해 나경복, 한성정 등 주축 선수들 틈 속에서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황경민은 우리카드에서 날개를 활짝 펴지 못했다.
지난해 4월 4대3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우리카드의 미래'로 꼽히던 황경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새 둥지에서 다시 무럭무럭 자라났다.
약점으로 꼽히던 리시브 훈련에 매진했고, 매 경기 주전 공격수로 나서 경험을 쌓았다.
황경민은 올 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큰일을 겪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해 컵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실전 경기는커녕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암울했다.
황경민은 "어느 정도 팀이 수습된 뒤 다들 이를 악물었다"며 "훨씬 더 강도 높은 훈련을 집중해서 소화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황경민 등 삼성화재 선수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도 똘똘 뭉쳤다.
그리고 올 시즌 12경기에서 6승 6패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 승수(6승 30패)를 채웠다.
황경민은 "사실 지난 시즌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둬서 많이 창피했다.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을 것"이라며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을 이어가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팀 분위기가 바뀐 게 느껴진다"며 "오늘 경기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진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