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 전 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다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21.12.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니었는데, 죄송한 마음이 크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김사니(40) 감독대행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한 말이다.
김 대행은 지난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자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의 말처럼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니었다. 김 대행은 지난달 16일 서남원 전 감독과의 마찰로 팀을 떠나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구단 설득으로 지난달 19일 돌아와 이날까지 3경기를 지휘했다.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가 팀을 지휘하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김 대행에게는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서 전 감독과 갈등이 있었다고 해도 무책임하게 팀을 떠나선 안 됐다.
팀에 돌아왔다면, 서 전 감독에게 사과했어야 했지만 김 대행은 그러질 않았다.
김 대행은 주전 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 당시 코치였음에도 자신도 팀을 떠나 사태를 키웠다.
서남원 감독을 경질한 구단의 비상식적 대응 이후 곧바로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이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김 대행은 서 전 감독의 폭언과 모욕이 있었다는,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폭로로 비난을 자초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행은 "신임 감독이 선정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감독대행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행은 "새 감독님이 오시면 (나는) 코치로 내려올 것이다. 코치로 (팀을 계속) 지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인사를 하기위해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후 김사니 감독대행과는 인사하지 않았다. 2021.12.2 [email protected]
그는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어떤 노력이나 희생도 없이, 자숙이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적반하장격 태도로 자신의 복귀를 합리화했다.
구단의 몰상식한 대처와 김 대행의 면피성 발언이 맞물리며 역풍이 거세졌다. 상황은 수습 불가능한 지경에 빠졌다.
팬들이 등을 돌렸고, 지난달 27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을 시작으로 다른 6개 구단 감독들이 모두 김 대행과 악수를 거부하는 상황을 불러왔다.
사면초가에 빠진 김 대행은 결국 감독대행직을 수락한 지 11일 만에 자진 사퇴로 백기를 들었다.
IBK기업은행의 첫 영구결번 선수로, 지도자로서도 앞날이 기대됐던 김사니였지만 구단과 자신의 과욕으로 인해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김 대행은 떠났지만, 조송화 징계가 남아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IBK기업은행은 새 감독을 빨리 선임해 팀 분위기를 수습한다는 구상이지만 납득 가능한 지도자를 데려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BK기업은행은 2승 10패(승점 5)로 7개 팀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멤버 3명(김수지, 김희진, 표승주)을 보유한 데다 한국계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의 영입으로 개막 전 큰 기대를 받았던 IBK기업은행은 2라운드가 채 끝나기도 전에 파국을 맞았다.
이 모든 것을 자초한 구단은 물론 IBK기업은행의 고참 선수들도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 전 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코트를 응시하고 있다. 2021.12.2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