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사니(40)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코치직도 맡지 않고, 팀을 떠날 생각이다.
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2일 "구단과 논의가 끝난 건 아니지만, 김사니 감독대행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자진사퇴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이날 경상북도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지금 사태에 관한 책임이 있다.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는 눈물도 보였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조송화의 무단이탈 사태' 후 배구 관계자와 팬들의 공분을 샀다.
기업은행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는 11월 13일 훈련 도중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다. 조송화는 구단 설득 속에 돌아왔다가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팀을 나갔다.
당시 코치 신분이었던 김 대행 역시 구단에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떠났다가 구단의 설득에 지난달 19일 복귀했다.
기업은행 구단은 11월 21일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한 뒤, 무단이탈한 뒤 돌아온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처음 팀을 지휘한 23일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조송화 선수와 서남원 감독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조송화 선수가 이탈했고, 이후 서남원 감독이 화가 많이 났다"며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서 내게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했다.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서남원 전 감독은 "대체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무엇인가"라고 항변했다.
이후 김사니 감독대행은 "나도 잘못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책임감을 느끼고 지도했어야 했다"고 한발 뒤로 물러났지만, 그를 향한 비판은 줄지 않았다.
여기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을 시작으로 프로배구 여자부 감독 전원이 "김사니 감독대행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항의의 뜻을 표하면서 김사니 감독대행이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결국, 김사니 감독대행은 2일 도로공사전을 포함해 3경기만 지휘한 뒤 팀을 떠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김사니 감독대행의 자진사퇴로 새 사령탑 선임 과정에 더 속도를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 김사니 감독대행은 '언젠가는 감독이 될 지도자'로 꼽혔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프로배구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코트를 누빈 전설적인 세터였다.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 2005·2005-2006 V리그 세터상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16-2017 정규리그에선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해 기업은행의 우승에 공헌했다. 해당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김사니 감독대행은 2017년 5월 은퇴를 택했다.
기업은행 구단은 김사니 감독대행의 등번호 9를 영구결번하며 예우했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던 김사니 감독대행은 2020년 5월 기업은행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논란 속에 팀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