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극심한 인종 차별 속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기념비를 쌓았던 흑인 야구인들이 뒤늦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AP 등 현지 매체들은 6일(한국시간) "니그로리그에서 뛰었던 버드 파울러, 미니 미노소, 벅 오닐 등 3명을 포함한 총 6명의 야구인이 특별선정위원회 투표를 통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고 전했다.
파울러는 1895년 니그로리그에 데뷔한 흑인 1세대 야구선수다.
그는 니그로 리그 간판선수로 맹활약하며 인기를 누렸지만, 부를 쌓지 못하고 1913년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파울러는 사후 70년이 지난 1987년 미국야구연구협회로부터 업적을 인정받으며 재조명됐다.
미노소는 MLB 최초의 쿠바 출신 흑인 선수다.
니그로 리그에서 뛰던 미노소는 MLB에 입성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그는 1951년 라틴 아메리카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MLB 올스타전 무대를 밟기도 했다.
오닐은 MLB 최초 흑인 코치로 활약했다.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한 뒤엔 니그로 리그 박물관 건립을 주도하며 흑인 야구 발전에 이바지했다.
오닐은 2006년 사망한 뒤 인종차별의 장벽을 깬 공로를 인정받아 자유의 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흑인 선수들이 활약했던 니그로리그는 불과 1년 전까지 MLB의 한 줄기로 인정받지 못했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12월에 니그로리그의 기록을 MLB 통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니그로리그는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20년부터 1948년까지 미국에서 운영된 흑인들의 야구 리그다.
니그로리그는 1947년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이 MLB의 문을 연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흑인 야구인들은 니그로리그의 역사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편 질 호지스 전 뉴욕 메츠 감독, 선수 출신 명 해설가 짐 카트, 미네소타 트윈스의 전설 토니 올리바도 같은 날 특별선정위원회 투표를 통해 명예의 전당 일원이 됐다.
6명의 전설은 내년 7월 입회식을 통해 명예의 전당에 정식으로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