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아프리카 역대 최고 축구 스타로 꼽히는 '흑표범' 사뮈엘 에토오(40)가 카메룬축구협회장으로 뽑혀 행정가로 나선다.
카메룬축구협회는 11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에토오가 새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에토오는 이날 수도 야운데에서 열린 선거에서 기존 회장인 세이두 음봄두오 은조야를 따돌리고 4년 임기의 새 수장에 올랐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은조야가 승리했던 2018년 회장 선거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판단을 거쳐 무효가 되면서 열렸다.
애초 총 7명의 후보가 뛰어들었으나 다른 5명은 투표 직전 사퇴해 에토오와 은조야의 대결로 치러졌는데, 에토오는 43표를 받아 31표의 은조야를 따돌렸다.
에토오는 17세이던 1998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 FC바르셀로나(스페인), 인터 밀란(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등 유럽 명문 클럽에서 활약하며 아프리카 최고의 축구 선수로 이름을 떨쳤던 카메룬의 축구 영웅이다.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상만 2003∼2005년, 2010년 등 네 차례 받았다.
카메룬 국가대표로는 1997년부터 2014년까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18경기에 나서서 56골을 터뜨려 카메룬 국가대표 개인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갖고 있다.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월드컵만 네 번 출전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0년, 200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카메룬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06년과 2008년 네이션스컵에서는 득점왕에 오르는 등 대회 통산 18골로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했다.
2014년 첼시를 떠난 이후 에버턴(잉글랜드), 삼프도리아(이탈리아), 안탈리아스포르, 코니스포르(이상 터키), 카타르 SC(카타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2019년 9월 은퇴한 그는 이제 카메룬 축구를 이끌게 됐다.
에토오는 선거 이후 트위터에 "오늘을 내 인생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로 기억할 것"이라며 지지에 고마움을 전했다.
내분과 부패로 얼룩졌던 카메룬 축구계의 개혁을 일성으로 내건 에토오는 당장 내년 1∼2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개최국으로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