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앞두고 LG 문성주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7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LG 트윈스의 외야수 문성주(24)는 무명 선수다.
강릉영동대 출신인 문성주는 2018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7순위로 간신히 프로 무대를 밟았다.
당시 문성주보다 늦은 순위로 호명된 선수는 단 3명뿐이었다. LG에선 지명순위가 꼴찌였다.
프로행 막차를 탄 문성주는 기죽지 않았다.
특유의 자신감으로 치열한 경쟁을 즐기며 2군에서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잠시나마 1군에도 콜업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문성주는 어깨부상으로 더는 비상하지 못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복무 기간 어깨 재활에 힘쓴 문성주는 올해 LG로 돌아왔다.
그는 정규시즌 막판 확장 엔트리 기간에 부름을 받아 1군 31경기에서 타율 0.228의 성적을 올렸다.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문성주는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 데다 가을야구의 경험도 없었다. 그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을 예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류지현 감독은 문성주에게 가을잔치 초대권을 보냈다. 그가 가진 에너지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1군 경기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배짱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문성주의 모습을 눈여겨봤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2사 1,2루에서 LG 문성주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2021.11.5 [email protected]
류 감독의 기대처럼 문성주는 큰 경기에서 떨지 않았다.
문성주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답지 않게 적시타를 친 뒤에는 화끈한 세리머니도 펼쳤다. 침체해 있던 팀 분위기는 무섭게 끓기 시작했다.
문성주는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이 걸린 준PO 3차전에서도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문성주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준PO 3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그동안 꿈꿨던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다"라며 "준PO 1, 2차전에선 긴장이 됐는데, 지금까지 노력했던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준PO 2차전 선발 출전도 라인업을 보고 알 만큼 나를 중용하실지는 몰랐다"라고 웃은 뒤 "내 할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성주는 고향인 울산에서 돼지국밥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매일 장사하셔서 경기를 보러 서울에 못 올라오신다"라며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 대구에서 직접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LG가 이날 경기에서 이기면 LG는 삼성 라이온즈와 PO를 치른다. PO 1차전은 울산에서 가까운 대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