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대한항공 링컨 윌리엄스(28·등록명 링컨)가 한국프로배구 V리그 적응을 마쳤다.
팀과 리그에 익숙해지니, 공격 성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1라운드 6경기에서 48.9%의 무난한 공격 성공률을 찍었던 링컨은 2라운드(6경기)에 수치를 56.81%로 끌어 올렸다.
3라운드 3경기 공격 성공률은 무려 65.35%다.
링컨은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방문경기에서도 올 시즌 개인 최고인 71.42%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20득점 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5-23 25-21 25-15)으로 꺾고, 3위에서 1위로 도약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링컨이었다.
경기 뒤 링컨은 "현대캐피탈은 무척 강한 팀이다. 그런 팀과의 방문 경기에서 승점 3을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험 많은 센터 박상하, 최민호를 내세워 링컨을 막고자 했지만, 링컨은 직선과 대각선 등 자유자재로 공격 방향을 바꾸며 상대 진영을 폭격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링컨을 지명한 뒤 "다양한 공격이 가능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시즌 초반 링컨은 '가능성'만 보였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며 V리그 상대 팀 정보를 체득했고, 세터들과의 호흡도 점점 좋아졌다.
링컨은 "1라운드와 지금의 내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우리 팀에 있는 좋은 세터 두 명 한선수, 유광우와 호흡이 잘 맞는다. 동료들이 나를 믿는다는 것도 느낀다. 나와 대한항공 동료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기분"이라고 '적응'을 개인 성적 향상의 비결로 꼽았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1라운드에서는 한선수가 아닌 유광우를 주전 세터로 기용했다. 2라운드부터는 한선수의 출전 시간이 길어졌고, 이제는 한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고 있다.
링컨은 "한선수와 유광우 모두 좋은 세터다. 다만, 더 좋은 성과를 내려면 함께 훈련하고 경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링컨은 웜업존에 있을 때도, 대한항공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거의 매 세트 말미에 링컨이 후위로 이동하고, 세터 한선수가 전위로 올라오면 선수를 교체한다.
토종 라이트 임동혁이 한선수를 대신해 전위로 들어가고, 세터 유광우가 링컨 대신 후위에 선다. 전위 높이와 공격력을 보강하는 전략이다.
이날 1세트 말미에 임동혁이 득점하자, 링컨은 웜업존에서 펄쩍 뛰며 기뻐했다.
링컨은 "임동혁은 매우 뛰어난 '영 플레이어'다. 임동혁의 공격력을 활용하는 전략이 우리 팀에도 도움이 된다"며 "당연히 임동혁을 응원한다"고 웃었다.
링컨의 공격 성공률과 비례해 대한항공 승점도 올라간다.
4일 우리카드전, 8일 삼성화재, 11일 현대캐피탈전 등 11일까지 8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에도 링컨은 거침없이 날아올라 득점했다.
링컨은 "V리그 일정이 빡빡하긴 하지만 구단 치료 시스템이 좋아 빨리 회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구단 식당도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며 "체력적인 부담은 전혀 없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