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1사 1루에서 삼성 구자욱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타자 구자욱(28)은 지난해 많은 포스트시즌(PS) 경기를 '직관'했다.
삼성의 PS 진출 실패로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휴가를 받자, 구자욱은 직접 티켓을 끊어 다른 팀 선수들의 가을잔치를 먼발치에서 지켜봤다.
구자욱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하며 "다른 팀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올해는 꼭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은 전날 PO 1차전에서 4-6으로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남은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 패하면 KS 진출이 무산된다.
삼성의 간판 타자로서 부담감이 상당할 텐데, 구자욱의 표정에선 긴장감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관중석에서 봤던 KS를 곱씹으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고 싶다"며 "그런 생각을 하고 뛰어야 '미러클 두산'을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자욱은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기 위해 평소보다 세리머니를 크게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전날 1회 적시타를 날린 뒤 팔을 번쩍 든 뒤 관중들의 응원에 호응하기도 했다.
구자욱은 "그동안 가을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멋있어 보였는데, 나도 그런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자욱이 준비한 건 세리머니뿐만이 아니다. 그는 "1차전에선 상대 선발 최원준과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아서, 최원준을 잘 공략했던 NC 다이노스의 나성범 선배 타격 영상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가을잔치에서 승리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준비과정을 거친 것이다.
2차전 준비도 꼼꼼히 했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휴식기에 상대 투수 투구 타이밍에 맞춰 스윙하는 훈련을 많이 했는데, 일련의 과정을 기초로 많은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며 "오늘 경기에서 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 무조건 대구로 가서 PO 3차전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이날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전날 PO 1차전에선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