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UCL) 16강 대진 추첨에서 심각한 실수를 해 재추첨을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UEFA는 13일(한국시간) 공식 SNS 채널 등을 통해 이날 오후 11시 스위스 니옹의 UEFA 본부에서 UCL 16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을 다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앞서 오후 8시께 이뤄진 대진 추첨 결과는 무효가 됐다.
UEFA는 "진행을 돕는 소프트웨어가 기술적 문제를 일으켜 추첨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속했던 팀들, 같은 리그 소속 팀들은 16강에서 맞붙지 않는 게 UCL 토너먼트 대진 추첨의 원칙이다.
그런데 조별리그에서 F조에 함께 속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와 비야레알(스페인)의 공이 짝으로 뽑혀 16강에서 맞붙는 대진이 만들어졌다.
UEFA는 공을 다시 뽑는 방식으로 정정했다. 추첨자로 나산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이번에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 공을 뽑아 비야레알과 맨시티가 맞붙는 대진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포트에 다시 넣었어야 할 맨유 공을 넣지 않은 채 추첨이 계속 진행되는 등 문제가 이어졌다.
촌극 끝에 16강 대진이 완성됐고, 리오넬 메시의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맨유가 16강에서 맞붙는 '빅매치'까지 성사됐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 일부 참가 구단이 추첨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항의했다. UEFA는 결국 재추첨을 결정했다.
재추첨에서 메시와 호날두의 '메호대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첼시(잉글랜드)-릴(프랑스)의 대진만 그대로였고, 나머지는 다 바뀌었다.
PSG는 맨유가 아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라모스 더비'를 펼치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16시즌을 뛴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PSG로 팀을 옮겼다.
PSG의 대표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수년 전부터 반복적으로 나돌고 있다는 점도 이번 맞대결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디펜딩챔피언'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비교적 수월한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를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맨유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리버풀(잉글랜드)은 인터밀란(이탈리아)을 상대한다.
UCL, 유로파리그에 이어 유럽클럽대항전의 3부 격 대회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16강 플레이오프 대진 추첨에서는 김민재의 소속팀 페네르바체(터키)가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렌(프랑스)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지 못한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은 1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면 라피트 빈(오스트리아)과 대결한다.
토트넘은 렌과의 경기에서 이겨야만 G조 2위로 16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토트넘이 몰수패 당하거나 렌과의 경기에서 지거나 비겨 G조 3위가 되면 피테서(네덜란드)가 조 2위가 돼 1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 빈을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