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언제 부상을 당했냐는 듯이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는 황의조(29)가 '보르도 전설'의 기록에 도전한다.
황의조는 올 시즌 5라운드까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6라운드부터 보르도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6라운드 생테티엔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터뜨린 황의조는 이후 4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10월 17일 낭트와 10라운드에서 시즌 4호 골을 넣은 뒤 발목을 다쳐 한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어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까지 찾아와 황의조는 11월 말까지 한 달 넘게 쉬어야 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에도 선발되지 못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6차전(한국 2승)에서 동료들이 맹활약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만 봐야 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회복한 황의조는 금방 득점포의 정확도를 예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부상 복귀전인 브레스트와 경기(1-2 보르도 패)에서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그다음 16라운드부터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16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보르도 2-5 패)에서는 선제골을 뽑았고, 17라운드 '강호' 리옹과 경기(2-2 무승부)에서는 2-2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13일(한국시간) 끝난 트루아와 18라운드에서는 2-1 역전승을 완성하는 골을 책임졌다.
지긋지긋했던 보르도의 5경기(2무 3패) 연속 무승을 끝낸 골이어서 더 값졌다.
황의조는 시즌 6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6호 골은 24라운드에야 나왔던 지난 시즌보다 빠른 득점 페이스다.
황의조의 심상치 않은 골 행진에 리그1 사무국도 주목했다.
리그1 사무국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2007-2008시즌 페르난도 카베나기(15골·은퇴) 이후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보르도 선수는 없었다. 황의조가 16골을 넣을지 주목된다"며 황의조의 득점력을 조명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카베나기는 한때 같은 나라 출신의 전설적 스트라이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후계자로 평가받았던 선수다.
카베나기는 보르도에서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13골) 연속으로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낸 바 있다.
카베나기의 활약 덕에 보르도는 2007-2008시즌에는 준우승, 2008-2009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무대에서 오래 활약하지는 못했지만, 보르도에서만큼은 '전설' 대접을 받기에 손색이 없는 기록을 남겼다.
황의조가 올 시즌 남은 20경기에서 10골을 더 넣으면 카베나기를 넘어 보르도의 또 다른 '전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