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김경윤 기자 = 포스트시즌(PS)을 처음 치른 삼성 라이온즈의 허삼영 감독에게 2021년 가을 야구는 두고두고 '쓴 보약'이 될 것 같다.
허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3-11로 완패했다.
1차전 4-6 패배에 이어 내리 2패를 당해 2014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노렸던 삼성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쉬운 경기가 계속 있었다. 우리가 생각한 만큼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선수들에게 많이 작용했다"며 "이것도 경험이다.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날 경기전 선발 백정현과 구원으로 나선 원태인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백정현과 원태인을 내 초반부터 두산을 기세에서 앞서간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백정현이 예상보다 빨리 무너지면서 모든 게 꼬였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 등판 시점을 놓치면서 팀의 실점을 속수무책으로 감당해야 했다.
다만 허 감독은 조금 늦은 원태인의 구원 등판은 원래 계획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수빈과 페르난데스까지는 최지광이 막기로 되어있고 김재환부터 원태인이 막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타선의 침묵이 아쉬운 경기였다.
초반 승부를 던진 허 감독의 구상대로라면 피로가 쌓인 두산 선발 김민규를 상대로 많은 점수를 냈어야 했지만, 삼성 타자들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허 감독은 "두 경기 모두 득점권 찬스가 무산되면서 처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기대했던 고참들이 충분히 자기 스윙을 못 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가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부상 선수들이 많아 두산과의 경기를 효과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점도 안타까웠다.
허 감독은 "자체 청백전을 하기엔 선수들의 잔부상이 많았다. 그래서 회복 훈련에 주안점 뒀다"며 "준비 과정이 소홀했다고 생각 안 한다. 경험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삼성다운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장점을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비록 KS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허 감독은 팀을 정규시즌 2위로 올린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고맙다. 전년과 비교해 부상도 줄었고 팀을 위해 헌신했던 부분 많았다. 고참을 중심으로 뭉친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4∼5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팀 훈련을 재개할 계획인 허 감독은 "지난해 8위에 이어 올해 2위를 기록한 것은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 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회복하고 내년 시즌을 위해 다시 달려야 할 시기가 왔다. 비시즌엔 체계적이고 디테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