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999년생 동갑내기 친구' 강백호(22·kt wiz)와 곽빈(22·두산 베어스)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KS)를 동시에 치른다.
강백호와 곽빈은 'KS로 향하는 과정'에서 이미 여러 차례 주목받았다.
이미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강백호는 10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 정규시즌 1위 결정전 6회초 2사 1, 3루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을 공략해 결승타를 쳤다.
kt는 이날 삼성을 1-0으로 꺾고, KS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곽빈은 올해 포스트시즌 두산의 첫 선발 투수였다.
11월 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곽빈은 사흘만 쉬고, 5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다시 선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 3실점 했다.
곽빈이 등판한 두 경기에서, 두산은 모두 패했다.
하지만 곽빈이 없었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선발진을 꾸리기도 어려웠다.
두산은 곽빈, 최원준, 김민규 등 단 3명의 선발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PO를 뚫었다.
곽빈은 허리 근육통으로 삼성과의 PO에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KS에는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설 전망이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두산 선발 곽빈이 1회초 LG 타자 3명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포수 박세혁과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백호와 곽빈은 201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선더베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김민(kt) 등이 당시 청소년대표팀 주축 멤버였다.
곽빈은 2018년 1차 지명을 받았다. 전학 이력 때문에 1차 지명 대상자에서 제외된 강백호는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뽑혀 프로 무대를 밟았다.
곽빈이 선발 등판하면, KS 최초로 1999년생 투타 맞대결이 열린다. 2017년 청소년대표 멤버의 첫 KS 맞대결도 성사된다.
1999년생 중 가장 먼저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박신지(두산)다.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박신지는 그해 KS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KS 무대에 오른 최초의 1999년생 선수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과 외야수 예진원이다.
안우진과 예진원은 2019년 KS 엔트리에 포함되고, 그라운드도 밟았다.
창단 후 첫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kt wiz 강백호가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백호와 곽빈의 역할은 훨씬 크다. KS 우승을 향한 갈증도 느낀다.
kt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했지만, 두산에 1승 3패로 밀려 KS로 향하는 문을 열지 못했다.
당시 PO에서 강백호는 1, 2차전에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했으나 3, 4차전에서는 7타수 4안타로 활약했다. 개인 첫 가을 무대 성적은 15타수 5안타(타율 0.333)였다.
kt가 PO에서 탈락하면서 강백호의 첫 가을 잔치는 4경기 만에 끝났다.
곽빈은 2018년 입단해 첫해 32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3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7.55를 올렸다.
시즌 중에 팔꿈치 통증을 느낀 곽빈은 그해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두산은 늘 KS에 진출했지만, 곽빈은 멀리서 팀 선배를 응원해야 했다. 친구 김민규(22·두산)가 지난해 가을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모습도 TV로 지켜봤다.
2018년 입단할 때부터 kt의 주축으로 활약한 강백호는 올해 꼭 구단 첫 통합우승을 완성하고자 한다.
2년 넘게 길고 고된 재활을 한 곽빈도 생애 처음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을 목표로 정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강백호는 타율 0.347(516타수 179안타), 16홈런, 102타점을 올렸다. 타율 3위, 최다안타 2위, 타점 공동 2위로 마쳐 개인 타이틀은 얻지 못했지만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입지를 굳혔다.
곽빈의 올해 정규시즌 성적은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이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개인 통산 첫 선발승을 거두는 등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전체 개인 성적은 강백호가 크게 앞서지만, 맞대결 성적은 다르다.
2021년 정규시즌에서 곽빈은 강백호를 6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