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아마 전지 훈련을 하러 가면 연습 그린에서 나오지 않을 것 같다."
14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유해란은 우승의 기쁨과 함께 답답했던 시즌 전반을 떠올렸다.
그는 "시즌 전반에는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고 자신감마저 잃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통산 2승 고지에 오르며 신인왕까지 꿰찼던 유해란은 9월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우승 때까지 경기가 좀체 풀리지 않았던 원인으로 퍼팅을 지목했다.
"3∼6m 거리 버디 퍼트를 너무 많이 놓쳤다"는 유해란은 "주니어 시절부터 배웠던 코치에게 다시 지도를 받으며 회복했다. 그동안 퍼트 스트로크에만 집중했는데 상황에 맞는 퍼트를 하면서 부진에 벗어났다"고 소개했다.
겨울 전지 훈련은 따뜻한 해외로 갈 계획이라는 유해란은 "전지 훈련을 하러 가면 퍼트 그린에서 안 나올 것 같다"며 퍼트 연습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이 대회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4) 보기로 1타차 2위를 했던 유해란은 "작년 아쉬움에 잘 치고 싶었다"면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다, 처음으로 시즌 다승을 이뤄 영광스럽다"고 기뻐했다.
3타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던 그는 초반에 보기 2개를 적어내며 박주영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그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불안했다"면서도 "2라운드 때는 오늘보다 초반 경기가 더 나빴다. 어제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보기 2개를 하고 오늘 나올 보기는 다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2언더파 이상을 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유해란은 "후반 코스가 더 편하기에 내가 목표로 삼았던 타수가 나올 것이라 믿었다"고 덧붙였다.
유해란은 승부처를 15번 홀(파5)을 꼽았다.
14번 홀(파4)에서 박주영이 짧은 파퍼트를 놓쳐 1타차 선두를 되찾은 그는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보기를 적어낸 박주영에게 3타차로 앞섰다.
유해란은 "디벗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에 잘 붙었다"고 말했다.
"매년 1승이라고도 한다는 건 감사한 일인데 올해는 2승을 했다. 내년에도 2승 이상 하면 좋겠다"는 유해란은 해외 무대 진출에 대해 "언젠가는 갈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부족한 게 많아 국내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어디 가도 잘하겠다는 자신이 생기면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아이언을 잘 다루는 유해란은 "롱아이언 위주로 연습한다. 롱아이언을 잘 치면 미들아이언이나 쇼트 아이언도 쉽다"고 귀띔했다.
탄도가 너무 높아서 탄도를 낮춰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는 유해란은 "14년 동안 치던 탄도가 낮추기가 쉽지 않더라. 그냥 높은 탄도를 고수하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