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원광대 내야수 조효원이 16일 서울시 강남구 브라이드밸리에서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시상식'에서 야구 대학부 우수타자상을 받은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조효원(22·원광대)은 두 번이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공주고를 졸업할 때 프로야구 10개 구단으로부터 지명받지 못한 내야수 조효원은 2년제 동강대 졸업을 앞두고도 드래프트에서 호명되지 않았다.
"하늘이 무너지지는 않더라."
원광대로 편입해 세 번째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은 조효원은 마침내 웃었다.
조효원은 16일 서울시 강남구 브라이드밸리에서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시상식'에서 야구 대학부 우수타자상을 받았다.
올해 조효원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한 대학부 대회에서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62, 7홈런, 20타점을 올렸다.
'대학 최고 타자'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조효원은 투수로도 올해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80을 올리기도 했다.
NC는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윤구를 롯데 자이언츠에 내주며 얻은 2차 4라운드 34번 지명권을 조효원에게 행사했다.
2일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제9회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조효원(원광대)이 아마특별상을 수상하고 있다. 2021.12.2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조효원은 "두 차례나 지명을 못 받았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며 "특히 동강대 2학년 때 한 드래프트에서 떨어졌을 때는 '이제 정말 야구를 그만해야 하나'라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조효원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원광대로 편입했다. 2년 동안 다시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삼수 끝에 프로행에 성공했다.
2020년 19경기에서 홈런 1개를 쳤던 조효원은 올해 홈런 수를 7개로 늘리며 '힘'을 인정받았다.
그는 "내 장점은 힘이다. 손목 힘이 타고났고, 빠른 공에 밀리지 않는 스윙을 한다"며 "내년에 꼭 1군에 올라가서 자리 잡은 뒤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서 유격수로 뛴 조효원은 "강한 어깨를 지녀 송구에도 자신 있다"고 NC 팬들에게 자신을 홍보하기도 했다.
좌절을 딛고 프로행에 성공한 조효원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고교 졸업 예정자들에게 희망을 안기는 사례다.
조효원은 "포기하지 말라. 첫 번째 드래프트에서 프로에 지명받지 못해도 기회는 또 있다"며 "후회 없이 해보고 포기해도 늦지 않다"고 힘겨운 겨울을 보내는 '프로 미지명 후배'에게 조언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