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2022년 2월 열리는 아시안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에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21일(한국시간) "PGA 투어가 더스틴 존슨, 잰더 쇼펄레,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 PGA 투어 소속 톱 랭커 30명의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골프위크에 따르면 PGA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같은 기간에 열리는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 추후 1∼2회 출전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 사이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 1회 이상 출전한 19명의 선수는 2023년이나 2024년에 열리는 이 대회에 1회 이상 출전해야 하고, 5년간 한 번도 출전하지 않은 나머지 11명의 선수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열리는 이 대회에 2회 이상 출전해야 한다.
PGA 투어관계자는 골프위크에 "PGA 규정에 따라 선수들이 다른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할 근거가 있지만,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면서 "추후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의 성공에 기여할 조건을 달았다"고 말했다.
앞서 PGA 투어는 지난 7월 "사우디 자본이 여는 대회에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중심의 세계 골프 질서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을 시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견제하려는 의도였다.
이런 와중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아시안투어에 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최근 3년간 DP 월드투어 대회로 열리던 사우디 인터내셔널도 아시안투어 대회로 편입됐다.
이후 아시안투어가 지난달 더스틴 존슨 등 PGA 투어 소속 톱 랭커 30명이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한다고 발표하자, PGA 투어는 "아직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며 대회 출전을 허가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를 함께 여는 단체 가운데 하나인 아시안투어 대회 출전을 금지할 명분이 없었던 PGA 투어가 결국 조건부로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