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투타 겸업으로 풀 타임'을 소화한 오타니 쇼헤이(27·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2021년을 "많은 경험을 한 행복한 1년"이라고 돌아봤다.
오타니는 15일 일본 도쿄의 일본 기자 클럽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오타니가 4년 전(2017년 11월 11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선언한 장소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했다"고 상기하며 "당시 오타니는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올해 '오타니 신드롬'을 일으키며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 부상한 오타니는 "아직 세계 최고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확실히 목표에 가까워진 것 같다. 세계 최고라는 표현이 모호하긴 하지만 앞으로도 최고가 되는 게 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155경기에 나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5를 올렸다.
세계 최고 선수가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올해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선수가 오타니였다.
2018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입성한 오타니는 그해 투타 겸업(투수로 1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을 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투수로는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고, 2018년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2019년 타자로만 뛴 오타니는 2020년에도 투수로는 한 경기만 등판했다.
2021년에는 시즌 내내 투타 겸업을 했다.
메이저리그 시즌이 종료된 후, 연일 오타니의 수상 소식이 들린다.
오타니는 지명타자 부문 실버 슬러거,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올해의 선수,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특별상, 베이스볼아메리카 올해의 선수상 등을 받았다.
19일 아메리칸리그 MVP 발표에서도 오타니의 이름이 불릴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는 "수술을 받은 뒤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불안하긴 했지만, 조급하지는 않았다. 올해 (투수로도)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고 밝혔다.
다만 '타자 오타니'는 올해 후반기에 타율 0.229로 고전했다. 전반기 타율은 0.279였다.
오타니는 후반기 들어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오타니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는 투수도 많았다.
오타니는 전반기 84경기에서 볼넷 38개를 얻었는데 후반기에는 71경기에 볼넷이 58개로 급증했다.
오타니는 "(마이크 트라우트 등) 우리 팀 중심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내게 조금 더 견제가 들어왔을 수 있다. 내년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그런 일은 줄어들 것"이라며 "올해 얻은 경험을 활용하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후반기에 힘들긴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운 행복한 1년이었다"라고 했다.
이날 오타니의 귀국 기자회견에는 결혼 계획, 재테크 등 사적인 질문도 쏟아졌다.
오타니는 밝게 웃으며 "결혼은 아직 이른 것 같다. 소비할 곳이 많지 않아서, 지금은 돈을 잘 모으고 있다"고 영리하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