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 등판을 앞둔 곽빈(22·두산 베어스)을 향해 김태형(54) 감독과 배영수(40) 투수 코치는 다른 조언을 했다.
김 감독은 "편하게 던져"라고 특유의 유머를 섞었다. 배 코치는 "이런 기회 쉽게 오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책임감 있게 해보라"고 곽빈의 승리욕을 자극했다.
곽빈은 두 조언을 모두 받아들였다.
1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1 KBO KS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곽빈은 "KS 1차전 선발 등판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그래도 너무 긴장하지 않고 평소처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의욕과 평정심을 모두 안고 등판한 14일 kt wiz와의 KS 1차전에서 곽빈은 5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1개만 내주고 1실점(비자책) 했다.
3회말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곽빈은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황재균이 곽빈의 초구를 받아쳤고 강한 타구가 곽빈의 오른쪽 허벅지를 강타했다.
곽빈은 공을 잡아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3회말 수비를 끝냈다.
하지만 3루 쪽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려다가 통증을 느껴 주저앉았다.
곽빈은 트레이너와 동료의 도움을 받아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두산이 4회초 공격을 벌이는 동안 간단히 치료를 받은 곽빈은 4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곽빈은 "공을 맞았을 때는 아팠지만, 곧 괜찮아졌다"며 "KS니까, 더 던져야 할 것 같아서 통증을 이겨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2021.11.14 [email protected]
입단 첫해인 2018년 두산 불펜에서 활약하다가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곽빈은 긴 재활을 마치고 올해 두산의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올해 정규시즌 21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올린 곽빈은 2021년 두산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인 11월 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로 낙점받아 4⅔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지난 5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는 사흘만 쉬고서 등판하는 부담 속에서도 4이닝 6피안타 6탈삼진 3실점의 무난한 투구를 했다.
허리 근육통으로 삼성과의 PO에 등판하지 못했던 곽빈은 KS 1차전 선발 등판의 영예를 누렸다.
곽빈은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KS에서 다시 등판 기회가 주어지면 허리가 아파도 던질 것"이라고 또 한 번의 KS 등판을 기대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곽빈의 또 다른 무기는 포크볼이다. 올해 정규시즌 중 정재훈 코치에게 포크볼을 배운 곽빈은 이 구종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그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포수) 박세혁 선배의 블로킹을 믿고 포크볼을 낮게 던진다. 초구에 포크볼을 던질 때는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려고 한다"고 포크볼 활용법을 설명하며 "내 포크볼은 100점 만점에 99점"이라고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곽빈은 "(선배 포크볼러 중) 정재훈 코치님의 공이 최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곽빈의 가을 활약을 '스승' 정재훈 코치도 뿌듯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