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역사에 남을 '빅게임 피처' 쿠에바스…7⅔이닝 1실점 역투

kt 역사에 남을 '빅게임 피처' 쿠에바스…7⅔이닝 1실점 역투

링크핫 0 397 2021.11.14 16:43

2020년 kt 첫 PS 승리, 올해 10월 31일 1위 결정전 승리, KS 1차전 역투까지

역투하는 kt 선발 쿠에바스
역투하는 kt 선발 쿠에바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1회초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1.11.1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wiz의 '가을 역사'를 집필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할 선수는 윌리엄 쿠에바스(31)다.

지난해 11월 12일 kt에 구단 첫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선물한 쿠에바스는 올해 10월 31일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역투를 펼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14일 역사적인 kt의 첫 한국시리즈(KS) 경기 선발로 쿠에바스를 낙점했다.

쿠에바스는 7⅔이닝 7피안타 1실점 8탈삼진의 눈부신 호투로 화답했다.

쿠에바스는 1회말 첫 타자 정수빈을 삼 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쿠에바스는 2회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양석환을 삼진 처리한 뒤 박세혁을 시속 137㎞ 커터로 2루수 옆 병살타로 요리해 이닝을 끝냈다.

4회 1사 2, 3루에서는 양석환과 박세혁을 연거푸 삼진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쿠에바스는 1-0으로 앞선 5회 1사 후 강승호에게 중월 3루타를 맞은 뒤, 김재호에게 중견수 쪽 희생 플라이를 내줘 1-1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더는 실점 하지 않았다.

6회초 박건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김재환과 양석환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상대 기를 꺾었고, 7회에는 삼자 범퇴로 기세를 이어갔다.

특히 쿠에바스는 자신이 던진 공에 맞아 쓰러진 박건우를 걱정하며 홈플레이트 근처까지 걸어가 상태를 살폈고, 아픔을 참고 일어나 1루로 향하던 박건우와 어깨 동무를 하며 미안함을 전하는 훈훈한 모습까지 연출했다.

4-1로 앞선 8회 1사 후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쿠에바스는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공을 조현우에게 넘겼다.

쿠에바스는 "더 던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이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정확히 공 100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넘긴 쿠에바스를 향해 kt 동료와 팬들은 고마움을 가득 담아 박수를 보냈다.

시리즈 품격 높이는 사구 뒤 인사
시리즈 품격 높이는 사구 뒤 인사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6회초 두산 박건우가 kt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던진 공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사과하는 쿠에바스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14 [email protected]

쿠에바스는 '빅게임 피처'다.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도 쿠에바스가 수확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11월 12일 PO 3차전 선발로 등판해 두산을 상대로 8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챙겼다.

2020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kt는 PO 1, 2차전에서 모두 패해 코너에 몰렸다. 당시 PO는 5전3승제였다.

1차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사구 2실점 했던 쿠에바스는 이틀을 쉬고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kt는 PO 3차전에서 5-2로 승리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뒀다.

kt는 지난해 PO 4차전에서 두산에 0-2로 패해 첫 KS 진출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1년 미룬 kt의 KS 진출을 확정한 것도 쿠에바스였다.

kt는 정규시즌에서 76승 9무 59패로 삼성 라이온즈와 동률을 이뤘고,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을 치렀다.

이강철 감독은 10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공 108개를 던진 쿠에바스를 1위 결정전 선발로 내보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2∼3이닝 정도만 확실하게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쿠에바스의 이 감독의 기대를 뛰어넘는 투구를 했다.

쿠에바스가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의 역투를 펼친 덕에 kt는 삼성을 1-0으로 꺾고, 정규시즌 1위에 오르며 KS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3일을 쉬고서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쿠에바스는 또 한 번 kt 역사에 길이 남을 역투를 펼쳤다.

역투하는 쿠에바스
역투하는 쿠에바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1.11.14 [email protected]

쿠에바스는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8월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세상을 떠났다.

삶의 멘토이자 든든한 기둥이었던 아버지의 별세에 쿠에바스는 큰 충격을 받았고, 체중이 5㎏이나 빠지는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부친상을 치른 뒤, 다시 힘을 냈고 에이스 자리로 돌아왔다.

홈구장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 추모 공간을 만들고, 직접 위로도 전한 kt 구단과 동료들에게 진한 애정도 느꼈다.

쿠에바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기간에 동료들에게 많은 힘을 얻었다"며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다시 마운드에 선 뒤에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느낀다. 그 에너지가 오늘과 같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KS를 앞두고 쿠에바스는 "아버지가 주신 알 수 없는 에너지가 KS에서도 내게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쿠에바스의 호투 덕에 kt는 창단 첫 통합우승(정규시즌·KS 우승)을 향해 힘차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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