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한 kt 황재균이 LG 투수 이우찬과 충돌한 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21.6.1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프로야구는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1루를 2개 붙여 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는 21일 "지난 10월 프로야구 실행위원회에서 1루에 베이스 2개를 붙여 쓰는 '더블베이스'를 도입하자는 안건이 올라왔다"며 "'더블베이스'를 교육리그부터 사용하자는 내용이었는데, 반대 의견이 많아 실제로 도입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해당 안건이 불발되기는 했지만, 선수 부상 방지에는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일본프로야구가 추진한 '더블베이스'는 1루에 베이스를 붙여 쓰는 아이디어다. 1루를 그대로 두고 파울 선상에 같은 크기의 베이스를 붙여 설치한다.
타자는 파울 선상 오른쪽에 있는 베이스, 수비수는 원래 있는 1루를 밟으면 되기 때문에 충돌 위험이 줄어든다.
비록 더블베이스 도입이 불발되기는 했지만,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실행위원회에 올렸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
1루는 홈플레이트 다음으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큰 구역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1루에서 충돌해 선수 생명에 지장을 받은 선수들이 많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던 서건창은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를 하다 1루수 고영민과 충돌해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쓰러졌다.
만약 베이스 2개를 붙여 사용한다면 타자 주자와 수비수가 충돌할 여지는 줄어든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이미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베이스 크기 자체를 키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를 도입하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먼저 테스트했다.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1∼3루 베이스 크기를 키웠다. 기존 15인치(38.10㎝)였던 한 변 길이를 18인치(45.72㎝)로 늘렸다.
베이스 간 거리를 짧게 만들어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도모하는 한편, 선수 간 충돌 위험을 줄였다.
MLB는 꾸준히 선수 보호 방안을 고민하면서 관련 규정을 손보고 있다. 2014년 홈 충돌 방지법에 이어 2016년 2루 충돌 방지법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