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지친 두산 베어스 불펜진을 위해 이승진(26)이 구원병으로 나선다.
김태형(54) 두산 감독은 15일 kt wiz와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2차전을 마친 뒤 "이승진의 공이 괜찮다"며 남은 경기 중용 의사를 밝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PO에서 김 감독은 필승조 4명 이영하(24), 홍건희(29), 이현승(38), 김강률(33)을 승부처에 투입해 승기를 잡았다.
특히 우완 강속구 투수 이영하와 홍건희를 선발 투수가 흔들릴 때 조기에 투입해 긴 이닝을 맡기는 승부수가 통했다.
KS 무대에 서기 전까지 두산이 올해 가을에 수확한 포스트시즌 5승 중 4승을 이영하(3승)와 홍건희(1승)가 챙겼다. 선발승은 LG 트윈스와의 준PO 1차전, 최원준만이 달성했다.
PO까지 잘 버텼던 두산 필승조가 KS에서 무너졌다.
이영하는 14일 1차전에서 배정대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하는 등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 해 패전투수가 됐다.
홍건희는 15일 2차전 5회말 1사 만루에 등판해 장성우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KS 1·2차전에서 두산 불펜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이승진의 활약이었다.
이승진은 1차전 8회말 1사 후 등판해 장성우와 배정대를 범타 처리했다. 이날 성적은 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이었다.
2차전에서 홍건희에 이어 5회말 1사 2, 3루 위기 상황에 등판한 이승진은 배정대와 박경수를 연속 범타로 요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고, 6회에는 삼자 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2차전 성적은 1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이다.
1·2차전 합계 투구 수가 21개에 불과해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차전에도 언제든 등판할 수 있다.
이승진은 5일 LG와의 준PO 2차전에서 ⅔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고 3실점 했다.
김태형 감독은 준PO 3차전과 PO 1, 2차전에서는 이승진을 투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KS 1·2차전에서 이승진이 총 2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하는 장면을 보고, 남은 경기에서 중용하기로 했다.
2020년 5월 29일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에서 두산으로 건너온 이승진은 그해 9월 중순부터 두산 필승조로 활약했다.
2020년 NC 다이노스와의 KS에서는 3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리는 등 5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70(6⅔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5월 중순까지 불펜 핵심 투수로 활약하던 이승진은 5월 23일 허벅지 통증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6월에 복귀한 뒤에는 깊은 부진에 시달렸다.
이후 1, 2군을 오가던 이승진은 9월 이후 14경기 14⅔이닝 10피안타 5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2.45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이승진은 볼넷 12개를 내줬다.
결국 이승진은 필승조로 복귀하지 못한 채,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승진의 원정 룸메이트 홍건희는 부침을 겪은 후배에게 "아직 젊고 좋은 공을 가졌으니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고 위로했다.
홍건희는 2022시즌을 이승진의 반등 시점으로 봤지만, 올해 11월 KS가 이승진의 도약대가 될 수 있다.
이승진은 KS 1·2차전에서 최고 시속 149㎞ 직구와 시속 120㎞대 커브를 섞어 kt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불펜 필승조 4인의 한계를 확인한 김태형 감독에게는 이승진이 이번 KS의 마지막 불펜 승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