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진 뒤 모처럼 나선 경기에서 골 맛을 본 손흥민(29·토트넘)이 승리하지 못한 실망감을 더 크게 표현했다.
손흥민은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를 마치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치열한 경기였다. 마지막엔 더 뛸 수 없겠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는데 이기지 못해서 결과가 실망스럽고 팀에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트넘은 리버풀과 2-2로 비겼다. 1-2로 뒤지던 후반 29분 손흥민이 승점 1을 나눠 갖는 동점 골의 주인공이 됐다.
상대 알리송 골키퍼가 해리 윙크스의 롱 패스를 처리하지 못한 채 공이 흐르자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왼쪽 왼발 슛으로 빈 골대에 침착하게 넣었다.
최근 토트넘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속에 확진자 중 한 명으로 보도됐던 손흥민은 2주 만에 나선 이날 풀타임 출전과 득점포로 건재함을 뽐냈다.
손흥민은 골 상황에 대해 "공이 좀 길다고 생각하고 뛰었다. 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가 거기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골대가 빈 걸 보고 약간 떨렸는데 넣어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전반에 기회가 많았다. 리버풀 같은 큰 팀을 상대할 땐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데 오늘은 있었다"면서 "그럴 때 경기를 결정지어야 했는데,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이 경기 전까지 리그 6연승을 질주하던 2위 팀 리버풀은 수비의 핵심인 버질 판데이크 등 일부 선수가 코로나19 여파로 결장한 가운데 손흥민에게 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판데이크의 결장이 이날 경기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엔 "그는 훌륭한 수비수고 리버풀에 중요한 선수지만, 특정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진 않고 우리의 계획이 있었다"며 "리버풀의 경기 비디오를 많이 보며 준비를 잘했고, 그가 뛰었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경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제골을 넣은 '공격 콤비' 해리 케인에 대해선 "케인이 이번 시즌 많은 골을 넣진 못하지만, 늘 팀을 위해 뛰고 그 헌신은 놀라울 정도"라며 "오늘 골을 넣어 기쁘고, 함께 뛰는 게 행복하다"고 축하했다.
이어 손흥민은 "오늘 좋은 경기를 했지만, 승리하지 못해 실망스러운 오후가 됐다"며 재차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이 경기로 토트넘에서 통산 300번째 공식전 출전을 달성했는데, 이에 대해선 경기 후 소셜 미디어에 글을 남겨 자축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에 경기 사진과 함께 "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클럽에서 300경기를 뛰게 돼 무척 자랑스럽다"고 썼다.
함부르크,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독일 무대를 누비다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은 이날까지 EPL 211경기 등 공식전 총 300경기에 출전해 115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글에 구단 공식 계정은 '스퍼스의 아이콘'이라는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