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포수 장성우(31)는 에이전트를 고용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원소속팀 kt wiz에서 떠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성우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끼게 해준 kt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바랐다.
FA 시장이 열린 뒤에도 장성우는 kt의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 나가 개인 훈련을 했다.
kt 선수라는 것을 잊은 적은 없었다.
장성우는 20일 FA 계약 발표 직후 통화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협상 기간 내내 구단과 얼굴을 붉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구단과 나는 서로를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선 내 가치를 인정해주셨고, 나 역시 구단에 대한 충성심이 더 커졌다"라며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 다시 뛰겠다"고 다짐했다.
장성우는 kt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데뷔한 뒤 강민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뛰어난 투수 리드 능력과 수비력을 갖추고도 백업 역할에 그쳤다.
그는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이적한 뒤에야 꽃망울을 터뜨렸다.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해 든든한 주전 포수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그랬다. 그는 127경기에 출전해 안방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시즌 막판엔 몸을 던지는 투혼을 펼쳤다.
치열한 1위 싸움 중이던 10월 28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에 모두 출전해 공을 받았고, 29일 키움 히어로즈전, 30일 SSG 랜더스전,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도 포수 미트를 꼈다.
체력의 한계를 느꼈지만, 장성우는 내색하지 않았다.
장성우가 안방에서 흔들림 없는 활약을 펼치자 투수들도 힘을 냈다.
kt는 마지막 고비를 넘겨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창단 첫 통합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장성우는 "누구나 그 상황이 되면 경기에 출전했을 것"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애썼다"고 말했다.
장성우는 새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엔 "팀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엔 젊은 선수들이 많다"며 "모범적인 고참으로 팀워크를 끌어올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성우는 kt와 계약기간 4년, 총액 42억원(계약금 18억원, 총연봉 20억원, 옵션 최대 4억원)에 FA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