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자유계약선수(FA) 보상 선수 지명을 앞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표정이 엇갈렸다.
LG 트윈스의 20명 보호 선수 명단을 확인한 삼성은 "전력에 보탬이 될만한 선수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두산은 "NC 다이노스에 군 보류 선수가 많아 유망주들이 자동으로 보호됐다. 뽑고 싶은 선수들이 '군'에 많다"고 난감해했다. 두산은 되도록 보상 선수를 지명할 생각이지만, 보상금만 받는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
KBO는 지난 16일 박해민(LG)과 박건우(NC)의 FA 계약을 공시했다.
삼성에서 뛰던 박해민은 LG와 4년 최대 60억원에 계약했다. 박건우는 6년 100억원의 대형 계약을 하며 두산을 떠나 NC에 둥지를 틀었다.
주축 외야수의 이적에 안타까워하던 삼성과 두산은 '보상 선수 지명 절차'를 시작했다.
LG와 NC는 19일 삼성과 두산에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건넸다.
박해민과 박건우는 모두 'A등급 FA'다.
두 선수를 영입한 LG와 NC는 해당 선수 직전 연도 연봉 200%와 금전과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1명 혹은 직전 연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삼성은 '선수 1명과 보상금 7억6천만원'을 택할 예정이다.
현재 전력상 삼성이 가장 보강하고 싶은 부분은 투수진이다.
삼성은 최채흥·최지광의 입대와 심창민 트레이드로 주요 투수진이 이탈했다. 최충연이 복귀를 준비 중이지만, 투수 쪽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박해민이 빠진 외야, 베테랑이 주로 포진한 내야에도 '젊은 피'를 수혈하고 싶은 게 삼성의 바람이다.
LG에는 '20명의 보호 선수 명단'으로 지킬 수 없는 유망주가 많다. 삼성은 선수 개인 기량을 세밀히 살핀 뒤, 보호 선수를 지명할 계획이다.
끊임없이 내부 FA가 유출됐던 두산은 그동안 '보상 선수 지명'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2021년에도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 랜더스)의 보상 선수로 지목한 박계범과 강승호가 내야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포수 양의지가 NC와 계약할 때 받은 보상 선수 이형범도 그해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66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NC가 '군 보류' 전략으로 유망주를 대거 '자동 보호'했다. 군 보류 명단에 오른 선수는 보호 선수 20인 안에 넣지 않아도 상대 구단이 영입할 수 없다.
NC는 내야수 최정원과 투수 배민서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뒤, 박건우와의 계약을 마무리했다.
내야수 서호철과 오영수는 군 복무를 마쳤지만, NC는 2021시즌에 둘을 활용하지 않고, 군 보류 선수로 묶어놨다.
2020년에 입대한 투수 배재환, 최성영, 외야수 김성욱, 포수 김형준도 당연히 '군 보류 선수'로 묶였다.
두산 관계자는 "예전보다 보상 선수로 지명할만한 자원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22일까지 깊이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마땅한 선수가 없다면, 박건우 올해 연봉의 300%인 14억4천만원을 보상금으로 받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