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수원 KT 경기. KT 하윤기가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2021.12.28 [email protected]
(고양=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농구 선두 수원 kt의 신인 센터 하윤기가 고양 오리온의 '호랑이' 이승현과 3번째 대결에서 완승했다.
kt는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오리온에 88-74로 이겼다.
신장 203㎝로, 말 그대로 '대형 신인'인 하윤기와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이 구축한 kt의 '트윈 타워'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KBL을 대표하는 토종 빅맨으로 활약해온 이승현(197㎝)을 보유한 오리온도 높이에서는 아쉬울 게 없는 팀이다.
하지만 라렌을 넘으면 하윤기가, 하윤기를 넘으면 라렌이 버틴 kt는 오리온에 버거운 상대였다.
경기 뒤 강을준 오리온 감독도 "하윤기와 라렌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게 우리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힘들게 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kt는 올 시즌 오리온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성장한 하윤기가 이승현과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보인 덕에 이날은 큰 점수 차로 여유롭게 이겼다.
하윤기는 이승현과 같은 14점을 넣었지만, 슛 성공률에서 83%-41%로 크게 앞섰다.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수원 KT 경기. KT 하윤기가 득점하고 있다. 2021.12.28 [email protected]
서동철 kt 감독은 "이제 이승현이 하윤기를 상대할 때 거북해하는 것 같다"면서 "오늘 하윤기의 플레이는 흠잡을 데가 거의 없었다"고 호평했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에 나선 하윤기의 표정에서는 프로 1년 차 이상의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는 이승현과의 매치업에 대해 "안 밀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승현이 형의 슛 성공률을 낮추려고 손을 눈앞에 가져다 놨는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만하지는 않았다. "100%를 다 쏟아내야 (승현이 형을 상대로)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수원 KT 경기. KT 하윤기가 볼을 붙잡고 있다. 2021.12.28 [email protected]
하윤기는 3쿼터 중반에는 이대성과 머피 할로웨이의 슛을 연달아 블록 해냈다.
하윤기는 "대성이 형 슛을 블록했을 때엔 '이게 찍히나?' 하는 느낌이었는데, 할로웨이의 슛을 찍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며 웃었다.
하윤기는 오리온 이정현과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정현은 이날 14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하윤기는 "2라운드에서 부진해 신인왕은 이미 포기했다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면서 "팀 승리만 생각하겠다. 형들과 한 경기, 한 경기 이겨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