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손흥민(29)을 교체 멤버로 가동한 토트넘(잉글랜드)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슬로베니아 팀 무라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마리보르의 스타디온 류드스키 브르트에서 열린 2021-2022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G조 5차전 원정 경기에서 무라에 1-2로 졌다.
앞서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로 승점 7을 쌓아 조 2위를 달리던 토트넘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순위를 유지했다.
이날 피테서(네덜란드)와 3-3으로 비겨 승점 11이 된 렌(프랑스)과의 격차가 조별리그 1경기를 남기고 승점 4로 벌어지면서 토트넘은 16강에 직행하는 조 1위 확보엔 실패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이은 유럽 클럽 대항전 3부리그 격인 콘퍼런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 8개 조의 1위가 16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8개 팀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3위 팀 및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2위 팀의 경쟁으로 가린다.
피테서가 이날 렌을 상대로 승점 1을 추가해 토트넘과 같은 승점 7이 되며 토트넘은 조 2위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12월 10일 예정된 렌과의 조별리그 최종 6차전 홈 경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이달 초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콘퍼런스리그 1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1승 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오다 부임 첫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이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9분 델리 알리 대신 투입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한 채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콘퍼런스리그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날 해리 케인을 선봉에 세우고 알리와 브리안 힐을 측면에 배치해 선발 공격진을 꾸린 토트넘은 전반 11분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 끝부분에서 방어하던 다빈손 산체스가 넘어진 틈에 토미 호르바트가 왼발로 감아 찬 공이 골 그물을 흔들며 무라에 선제골을 안겼다.
설상가상 토트넘은 윙백으로 나선 라이언 세세뇽이 전반 32분 무리한 태클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까지 떠안았다.
결국 전반을 0-1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9분 알리, 힐을 빼고 손흥민, 루카스 모라를 투입하는 등 교체 카드를 대거 가동하며 반격을 노렸다.
손흥민은 후반 13분 수비를 무력화하는 드리블 돌파 이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토트넘은 후반 27분 케인이 해결사로 나서며 어렵게 균형을 맞췄다. 모라의 침투 패스를 상대 수비가 끊어내지 못한 채 케인에게 연결됐고, 페널티 지역 오른쪽 케인의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이 들어갔다.
이후에도 세트피스 상황을 중심으로 활발히 기회를 만들어갔으나 살리지 못한 토트넘은 추가시간 통한의 결승 골을 내주고 말았다.
추가시간 4분이 거의 흘렀을 때쯤 토트넘의 수비 뒷공간을 완벽히 허무는 무라의 역습이 전개됐고, 아마데이 마로샤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때린 오른발 슛이 꽂히며 '극장 골'이 됐다.
지난 시즌 슬로베니아 1부리그 우승팀인 무라는 콘퍼런스리그에서 앞선 4경기 연패 중이었고 자국 리그에서조차 최근 3경기 무승(1무 2패)에 그치며 중위권에 자리했으나 EPL 팀인 토트넘을 상대로 역사적인 유럽 대항전 본선 첫 승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