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강릉고 2학년 포수 이성오가 '미란다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29일 "미란다 장학금의 세 번째 대상자로 포수 이성오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앞선 '미란다 장학금' 수상자인 부산 양정초교 5학년 이승현과 부산 개성중 2학년 이영웅의 포지션이 모두 투수인 반면 이성오는 포수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위대한 투수의 옆엔 항상 위대한 포수가 있었다. 제2의 최동원을 많이 배출하려면 그만큼 훌륭한 포수 유망주를 많이 탄생시켜야 한다"며 "고교 포수 유망주 중 성실함과 열정이 돋보인 이성오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최동원상 수상자'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는 상금 2천만원 중 절반인 1천만원을 기부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미란다가 기부한 1천만원 중 500만원을 유소년 야구지원에 쓰고, 나머지 500만원은 초·중·고·대학 선수와 독립야구단 등 총 5명의 우수 선수를 선발해 1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이성오는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로 뛰었던 외삼촌 박찬도의 영향을 받아 야구를 시작했다.
이성오의 어머니 박채희 씨는 "아들이 외삼촌의 멋진 플레이를 보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며 "외야수인 외삼촌이 '팔을 많이 쓰지 않는 포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해 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포수로 뛰었다"고 전했다.
포항중에서 경주고로 진학한 이성오는 2학년이 되기 직전 강릉고로 전학했다.
이성오는 '다른 시·도로 전학하면 1년 동안 정식 경기에서 뛸 수 없다'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규정에 따라 1년 동안 훈련만 했다.
그러나 최재호 강릉고 감독의 지도 속에 포수 유망주로 성장했다.
최재호 감독은 "또래 학생 선수 중 성오처럼 인성이 좋은 선수는 드물다"며 "워낙 성실한 선수여서 내년에 얼마나 성장할지 궁금할 정도"라고 기대했다.
이성오는 "내가 '제2의 최동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하면 다들 '무슨 포수가 제2의 최동원이냐. 차라리 제2의 이만수가 되는 꿈을 꾸라'고 한다"며 "내가 되고 싶은 건 '대투수' 최동원이 아닌, 안타까운 2군 동료들의 환경에 더 주목했던 '대선수' 최동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란다 장학금'을 받고서 대선수 최동원의 뒤를 따르고 싶다는 꿈에 이어 두 번째 꿈이 생겼다"며 "프로선수가 돼 내게 큰 가르침과 감동을 주신 미란다 선배의 공을 받는 게 두 번째 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