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도 아름답게…박병호 "키움에 아쉬움보다 고마움이 더 커"

이별도 아름답게…박병호 "키움에 아쉬움보다 고마움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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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이정후 고맙다…키움 후배들 눈에 밟혀"

kt, 박병호와 3년 30억원에 FA 계약
kt, 박병호와 3년 30억원에 FA 계약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 박병호(왼쪽)가 2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wiz와 3년 총액 30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뒤 kt 남상봉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2021.12.29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kt wiz로 전격 이적한 박병호(35)는 키움 히어로즈와 '아름다운 이별'을 원한다며 키움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kt는 29일 자유계약선수(FA) 박병호와 3년간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는 보상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FA C등급이다.

보상 선수 부담이 없는 거포 1루수는 어느 팀이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자원이지만 걸림돌도 만만치 않았다.

박병호의 올해 연봉은 15억원이다. C등급은 보상금 150%를 원 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박병호를 영입하는 팀은 그와의 계약 이외에 22억5천만원의 보상금을 따로 키움에 지급해야 한다.

보상 규모가 워낙 컸기에 박병호는 원소속팀 키움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키움과 박병호의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됐고, 은퇴한 유한준을 대체할 카드를 물색하던 kt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

박병호는 이날 계약 발표 후 연합뉴스 통화에서 "kt가 오퍼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FA 개장 며칠 뒤 kt에서 일찌감치 연락이 왔는데,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작별을 택했지만, 박병호는 결이 약간 다르다.

박병호
박병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병호가 히어로즈에서 갖는 의미는 그 누구와도 비교하기 어렵다.

LG 트윈스에서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던 박병호는 2011년 7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발돋움했다.

키움 역시 박병호의 합류 이후 오랜 암흑기를 끊고 강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시련을 딛고 히어로즈의 기둥으로 우뚝 선 박병호와 '신고선수 신화'를 쓴 서건창 등 사연 있는 선수들의 활약은 팬들이 히어로즈를 응원한 이유 그 자체였다.

그랬기에 팬들의 분노는 컸다. 후배들도 팀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박병호와의 이별을 한없이 아쉬워했다.

키움 이정후는 이날 박병호와 함께 한 20장이 넘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박병호와의 추억을 더듬었다.

히어로즈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 마음속 영구결번 52'라는 문구를 새겼다.

박병호의 키움 시절 등번호 52번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뜻이다.

박병호는 "(이)정후는 나와 잘 지내던 후배라서 특히 아쉬워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아쉬워하는 후배가 있다는 게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그는 "(이)정후와 (김)하성이뿐만 아니라 모든 후배가 눈에 밟힌다"며 "그래도 다들 축하 인사를 해줬다. 팀은 다르지만, 야구장에서 계속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응원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키움 팬들은 팀 최초 영구결번이 될 박병호를 100억원이 쉽게 오가는 이번 FA 시장에서 30억이라는 적은 금액에 놓쳤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넘어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하지만 박병호는 "난 히어로즈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구단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며 "협상할 때 서로 싸우거나 감정 싸움한 건 전혀 없다. 나도 구단도 '아름다운 이별'을 원하기 때문에 협상 내용에 대해서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양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에서도 kt에 가서 꼭 반등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해줬다"며 "정든 구단을 떠나서 속상하지만, 응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팬들도 내 결정을 결국 존중해주실 거로 생각한다"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는데 우승을 같이 못 한 게 죄송할 따름이다. kt에서 반등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kt가 다시 한번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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