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는 2021시즌 마운드의 힘으로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선발, 계투, 마무리 등 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 없는 마운드 전력을 앞세워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kt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67로 10개 구단 중 2위를 기록했는데, 특히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진 8월 이후엔 압도적인 팀 평균자책점 1위의 성적을 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kt는 시즌 막판 주전 타자들이 집단 슬럼프에 시달리며 침묵했다.
간판타자 강백호를 비롯해 황재균, 배정대, 장성우 등 대다수 주전 타자들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제힘을 내지 못했다.
kt는 결국 삼성 라이온즈에 꼬리를 밟혀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kt가 다시 힘을 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베테랑 타자 유한준 덕분이었다.
kt는 10월 23일 삼성과 대구 2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1위 자리를 내줬는데, 이때 유한준이 조용히 후배들을 불러 "앞으로 몸을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튿날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두 차례나 부상 위험이 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펼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유한준의 플레이는 kt 타선이 다시 불붙는 동력이 됐다.
kt 관계자들은 일련의 과정을 잘 알고 있다.
유한준이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은퇴한 유한준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도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 박병호(왼쪽)가 2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wiz와 3년 총액 30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뒤 kt 남상봉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2021.12.29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kt는 올해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일찌감치 유한준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를 찾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과열된 시장 분위기로 쉽게 베팅하지 못했다.
kt는 타격감은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베테랑 거포 박병호를 주시했다.
이숭용 단장은 직접 박병호에게 계약 조건을 제시하며 입단을 설득했고, 기다림 끝에 계약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박병호의 합류는 kt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kt는 최근 외국인 외야수 헨리 라모스를 영입했고, 내부 FA 황재균과도 계약했다. 강백호도 건재하다.
박병호가 지명타자로 5~6번 자리에 나선다면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더욱 커진다. 상대 타자들이 강백호 등 중심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게 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박병호가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다는 것도 큰 힘이 된다.
그는 KBO리그 포스트시즌만 44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