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효송(15·마산제일여고)의 별명은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다.
코스 안팎에서 드러나는 이효송의 당돌하고 다부진 면모에서 유래된 별명이라고 한다.
이효송이 '강심장'을 장착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2023 세계아마추어 팀챔피언십 우승이었다.
작년 10월 이효송은 서교림, 김민솔과 출전한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실력이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감을 얻은 이효송은 올해 아시아퍼시픽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전에도 국내 아마추어 대회에서 정상급 기량을 펼쳤지만, 국제대회 우승 경험을 발판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한 것이다.
이효송은 지난해 6월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정일미(1989·1993년) 이후 30년 만에 이 대회 '다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김형태 대표팀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전에는 해외 대회에 나갔을 때 본인의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는데 세계아마추어 팀챔피언십 우승 이후에 바뀌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부담감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고도의 집중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민나온 코치도 "효송이는 침착한 멘털을 갖고 있는데 플레이 스타일은 공격적이어서 몰아치기를 잘한다"면서 "샷 정확성이 굉장히 좋다"고 분석했다.
이효송은 이날 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2천만엔) 우승으로 J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176일)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14년 가쓰 미나미(일본)의 15세 293일로, 당시 가쓰는 2012년 김효주의 기록(16세 332일)을 넘어섰다.
한국 골프로서는 10년 만에 JLPGA 투어 최연소 기록을 탈환한 것이다.
한국 아마추어 선수의 JLPGA 투어 우승도 2012년 김효주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도 이효송의 강심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효송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과감한 2온에 성공한 뒤 이글 퍼트를 떨어트려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후속 조인 이예원과 야마시타 미유, 사쿠마 슈리(이상 일본)가 스스로 무너지면서 이효송의 18번 홀 이글이 '위닝샷'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