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앞에만 서면…되풀이된 여자 축구대표팀 '후반 징크스'

만리장성 앞에만 서면…되풀이된 여자 축구대표팀 '후반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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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선제골로 앞서다 후반 실점에 1-1 무…우승 꿈 좌절

아쉬워하는 축구대표팀
아쉬워하는 축구대표팀

(서울=연합뉴스)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1대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2.7.23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일본과 중국을 한 번쯤은 이겨보고 싶다."

19일 일본과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을 마친 뒤 나온 한국 여자 축구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의 한탄이다.

콜린 벨 감독 부임 이후 아시아 여자 축구 전통의 강호인 일본, 중국을 상대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다가도 흐름이 바뀌거나, 역전을 당하는 패턴이 거듭된 허탈감을 드러낸 말이었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 자신의 골로 1-1 동점을 만들고도 후반 20분 나가노 후카에게 결승 골을 내줘 패한 뒤 지소연은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한 것 같다"며 '위닝 멘털리티'가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이어진 중국과의 2차전은 대표팀에 중요한 시험대였다.

최근 각종 대회에서 자주 마주친 중국을 상대로 유독 같은 양상 속에 아쉬운 결과가 나왔던 터다.

중국과의 상대 전적 자체가 이 경기 전까지 4승 7무 29패로 크게 밀리지만, 최근 경기에서 특히 후반을 잘 버티지 못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4월 도쿄올림픽 본선을 향한 최종 관문인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1-1로 맞서다 후반 페널티킥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2차전엔 원정에서 전반 2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 실점 탓에 연장전에 끌려갔고, 연장전에서 골을 내주며 결국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올해 2월 여자 아시안컵 결승에서 다시 중국을 만났을 때도 전반을 2-0으로 앞섰지만, 후반 23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골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3골을 내리 얻어맞고 사상 첫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돌파 시도하는 추효주
돌파 시도하는 추효주

(서울=연합뉴스)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추효주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22.7.23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5개월여 만에 중국과 마주친 이날 한국은 다시 전반에 잡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엔 대표팀의 투쟁심이 빛난 가운데 한국이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공격수 강채림과 중앙 수비수 홍혜지(이상 현대제철), 골키퍼 윤영글(무소속) 등 3명의 선발 변화를 준 한국은 적극적인 압박으로 중국이 중원에서부터 쉽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했다.

공격에서는 윙백 추효주(수원FC)와 중앙 수비의 한 축을 맡은 김혜리(현대제철)가 활발히 가담, 최유리(현대제철)와 함께 전반전 중반 이후 오른쪽 측면에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34분 선제골은 중앙 라인을 지배하며 뽑아냈다.

이영주(마드리드CFF)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조소현(토트넘)에게 정확한 패스를 보냈고, 조소현이 연결한 공을 최유리가 페널티 아크에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려 골 그물을 흔들었다.

득점 이후에도 중국의 빌드업을 꾸준히 방해하며 패스 실수를 끌어내고 전진을 부담스럽게 만들며 전반은 말 그대로 우리의 '계획대로' 진행됐다.

전반 점유율에서 56-44로 앞섰을 뿐만 아니라 슈팅 5-1, 유효 슈팅 3-0 등 각종 지표에서 앞섰다.

선제골 넣는 최유리
선제골 넣는 최유리

(서울=연합뉴스)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최유리가 선제골을 넣고 있다. 2022.7.23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후반 들어 장루이, 샤오위이, 왕솽, 탕자리 등 공격적인 교체 카드로 반격을 노린 중국은 여전히 기회를 쉽게 만들어내지는 못했으나 한국은 세트피스 후속 상황에서 찾아온 한 번의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후반 31분 왕솽이 올린 코너킥을 윤영글이 쳐냈으나 이어진 샤오위이의 슈팅이 빗맞아 애매한 곳에 떨어졌고, 골 지역 왼쪽에서 왕린린이 오른발로 밀어 넣어 중국이 균형을 맞췄다.

결국 이후 다시 앞서가지 못한 한국은 승점 1을 따내는 데 만족하며 대회 1무 1패를 떠안아 우승 경쟁에선 멀어졌다. 26일 대만과의 최종전에서 이기더라도 일본이 이미 2승을 확보한 상태라 1위로 올라설 수는 없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 외에 일격을 당한 뒤 한 골이 절실한 상황에서 공격 작업의 세밀함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은 일본전에 이어 재차 노출돼 대표팀으로선 묵은 숙제를 재확인하는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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