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상금왕과 대상도 물론 다시 받고 싶지만, 작년에 놓친 다승왕이 아른거리네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왕, 대상, 평균타수 1위 등 3관왕에 올랐던 이예원은 다승왕은 4승의 임진희에게 내줬다.
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예원은 올해 목표는 다승왕이라고 못박았다.
"이렇게 빨리 시즌 2승이 나와 기쁘다"는 이예원은 "다승왕에 오르려면 5승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앞으로 적어도 3차례 우승을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몇승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가능하면 많이 우승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이예원은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을 꼽았다.
데뷔 때부터 KB금융 후원을 받고 있는 이예원은 "후원사 주최 대회인데다 아마추어 때부터 줄곧 출전했고 작년엔 아쉽게 준우승을 했기에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14일부터 시작하는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매치 플레이 방식을 좋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이예원은 "신인이던 재작년 준우승의 한도 풀고 싶다"고 투지를 보였다.
지난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올린 뒤 퍼팅 부진에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이예원은 이번 대회에서 퍼팅 감각이 살아난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중거리 퍼트가 계속 빗나갔다"는 이예원은 "퍼팅 연습량을 늘리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꼭 넣겠단 마음 대신 잘 붙이자고 생각을 바꾼 게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예원은 "이번 대회에서 티샷도 잘 됐고, 그린 공략도 실수가 거의 없었지만 무엇보다 퍼팅이 잘 됐다"고 자평했다.
샷과 퍼팅이 척척 맞아떨어지면서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내리 선두를 달린 끝에 우승한 이예원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이번 우승이 더 뜻깊다"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타자 윤이나와 최종 라운드를 치른 이예원은 티샷 거리에서 윤이나보다 30∼40야드가 뒤졌다.
이예원은 "나는 장타자가 아니다. 정교한 샷이 장점이다. 내 장점을 살리려고 집중했다"면서 "장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지금까지 쉬웠던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4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때 5타차 선두를 달리던 이예원은 윤이나가 2타차까지 추격한 16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고 칩샷은 두텁게 쳐 핀에 6m나 떨어진 파퍼트를 해야 할 위기에 몰렸다.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까다로운 파퍼트를 집어넣어 한숨을 돌린 이예원은 "두 번째 샷을 칠 때 모래 바닥이라 실수가 나왔다"면서 "먼저 친 선수의 퍼트 라인을 유심히 지켜보고 처음 생각보다 더 왼쪽으로, 더 약하게 쳤는데 들어갔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지난 5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해 3위로 마쳤던 이예원은 "아쉬움을 안고 돌아왔는데 이번 우승으로 아쉬움이 가셨다"면서 "일본여자프로골프 작년 상금왕과 함께 경기했는데 유심히 봤다. 티샷이 정확하고 퍼팅이 자신있더라"고 평가했다.
처음 해외 투어를 경험한 이예원은 "아직 미국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해외에 진출한다면 일본을 선택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예원은 "4년 뒤에 올림픽에도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금메달을 꿈꿔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