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저도 우리 팀 타자들이 무서워요. 이 팀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시즌 2번째 만루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포수 박동원(32)이 오히려 같은 팀 타자들의 타격에 찬사를 보냈다.
박동원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결승타 포함 3타수 1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팀이 1-0으로 앞선 4회 두산 선발 로버트 스탁의 시속 158㎞ 직구를 받아쳐 잠실구장 왼쪽 담을 넘기는 대형 만루포를 쏘아 올려 팀 승리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박동원의 개인 통산 5번째 만루 홈런이자, 올 시즌 두 번째 만루 홈런이었다.
하지만 박동원은 자신의 활약이 KIA 동료들과 함께 이룬 '행복 야구'의 결과였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KIA 타자들이 무섭다'는 박동원의 말대로 KIA는 지난 5월 팀 타율(0.284)과 팀 홈런(30개), 팀 출루율(0.371), 팀 장타율(0.447), 팀 평균 득점(6.31점) 등 공격지표 대부분에서 1위에 올랐다.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박동원은 "(포수로서) KIA와 같은 타격이 좋은 팀을 상대하면 정말 힘들고 부담스럽다"며 "제가 이 팀의 일원으로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KIA로 이적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지나서 서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동료들이 모두 잘 대해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즌 2호 만루포라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자신의 만루포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는 것에 더 의미를 뒀다.
박동원은 "제가 홈런 친 것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는 사실에 더 기분이 좋다"면서 "내 홈런을 기반으로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더 기분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4회 스탁을 상대로 친 만루 홈런도 철저하게 팀 득점 만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이뤄낸 결과라고 밝혔다.
박동원은 "만루 상황에서 어떻게든 외야 플라이를 치고 싶다는 생각에 빠른 공에 초점을 두고 준비했다"면서 "최대한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했고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정 경기까지 찾아준 KIA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동원은 "원정 경기에서 남행열차를 들으니까 소름이 끼칠 정도로 힘이 된다"며 "팬들의 응원에 책임감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