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고전케 한 일본 축구의 전술 '두줄 수비+빌드업'

브라질 고전케 한 일본 축구의 전술 '두줄 수비+빌드업'

링크핫 0 258 2022.06.07 11:03

후방서 높은 '상황인지력' 돋보여…'무딘 창'은 고민거리

브라질 공격을 막아내는 일본 선수들
브라질 공격을 막아내는 일본 선수들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지난 6일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일본(23위)을 1-0으로 어렵게 꺾었다.

'슈퍼스타'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결승골이 아니었으면 0-0 무승부로 자칫 체면을 구길 뻔했다.

지난 2일 5골을 넣으며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던 우리나라와의 평가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이는 '빌드업 축구'를 고수하며 공격에도 비중을 뒀던 한국과 '두 줄 수비'로 임했던 일본의 전술 차이가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일본 스포츠매체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의 핵심 수비수 요시다 마야는 "수비 블록을 당긴 뒤 역습을 노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두 줄 수비 후 역습' 전략의 일본이 빌드업에 집중한 한국보다 더 높은 공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일본은 브라질을 상대로 48%의 볼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의 점유율은 41%로 파악됐다.

특히 전반 30분까지만 벌써 한국은 빌드업 작업 중 후방에서 최소 7차례 공을 탈취당했다.

브라질 공격수들이 거세게 몰아칠 때마다 한국 수비·미드필더진은 공을 줄 곳을 찾지 못해 골라인까지 밀린 채 다급히 좌우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일본 상대 PK 성공한 네이마르
일본 상대 PK 성공한 네이마르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가운데)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기린 챌린지컵 2022' 친선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혀를 내밀며 기뻐하고 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결승 골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2022.6.7 [email protected]

이런 작업을 풀어줄 중앙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4-1-4-1' 포메이션에서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중책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이 위험한 위치에서 여러 차례 공을 빼앗겼다.

전반 8분과 25분에는 우리 진영 페널티아크 인근에서 패스를 받은 정우영은 공을 잡아두고 몸을 돌리는 과정에서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 공격권을 가져간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쉬운 공격'을 가져가며 위협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반면 일본은 브라질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맞서 공을 잘 지켜냈다. 압박 탓에 골 라인까지 밀리는 모습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요시다를 포함해 엔도 와타루 등 빌드업 작업을 맡은 선수들은 브라질의 압박 속도에도 익숙한 듯이 공격을 전개했다.

공을 받기 전부터 동료 위치를 파악했고, 압박에 나선 브라질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역이용하는 등 높은 상황 인지력을 보였다.

패스를 받고서는 공을 잡아두지 않았다.

한 두 차례 터치만으로 이어진 패스워크를 통해 미나미노 타쿠미, 이토 준야 등에게 안정적으로 공이 배급됐다.

물론 일본 역시 브라질 선수의 수가 더 많은 전방에서는 공격을 제대로 이어가진 못했다.

그러나 전방에서 공을 빼앗길 경우, 이미 후방에 수비 진열이 갖춰져 있어 상대가 아무리 공·수 전환이 빠르다고 해도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날 브라질은 일본 선수들이 지친 후반 중반 전까지는 페널티지역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미 페널티지역 안에 상당한 수의 일본 선수들이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ESPN에 따르면 브라질은 개인 기량을 토대로 일본의 밀집 수비에도 슈팅을 21개나 찼지만, 이 중 유효슈팅은 5개에 불과했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세밀한 공격 작업이 어렵게 되자 중거리 슛에서 활로를 찾으려 했던 것이다. 이런 중거리 포 중 다수가 골대에서 벗어났다.

동점골 넣는 황의조
동점골 넣는 황의조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지난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동점골을 넣고 있다. 2022.6.2 [email protected]

물론 일본 역시 문제점을 드러냈다.

브라질이 후반 제주스와 히샤를리송을 투입하며 전방 압박을 더욱 강화하자 지친 일본의 후방 선수들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공을 뺏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올리지 못한 무딘 공격도 문제다.

벼락같은 슈팅을 때리거나,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전진하는 등 한국 공격진이 브라질전과 지난 6일 칠레전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면모는 없었다.

일본 선수들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후반 교체 투입돼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이끌었던 미토마 가오루는 "브라질 선수들이 지쳤는데도 나를 잘 막아냈다. 상대의 속도와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풀백으로 출전한 나가모토 유토 역시 "경기력은 한 골 차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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