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투혼 펼치는 마법사들…kt 진짜 야구가 시작됐다

가을만 되면 투혼 펼치는 마법사들…kt 진짜 야구가 시작됐다

링크핫 0 389 2022.10.14 10:20

체력 고갈·부상에도 몸 던지는 선수들

김민수·벤자민·박병호·심우준, 가을야구 진짜 주인공

위기 넘긴 김민수
위기 넘긴 김민수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7회초 2사 주자 2루 위기를 넘긴 kt 투수 김민수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2.10.1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마운 선수가 매우 많아요. 안 좋은 분위기였는데, 너도나도 두 팔을 걷더라고요."

프로야구 kt wiz의 이강철 감독은 1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3으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감독은 불펜 투수 김민수,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럴만했다. kt는 정규시즌 막판 3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일 총력전을 치러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 있었다.

11일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 LG 트윈스전에선 9회말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기록하며 3위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쳤다.

kt는 최악의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했다.

kt는 이 위기를 투혼으로 이겨냈다.

선수들은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자신이 무거운 짐을 지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 동안 3경기에서 88개의 공을 던진 우완 불펜 김민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3-2로 앞선 6회 1사 2루 동점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후속 타자 두 명을 범타 처리하며 불을 껐다.

그는 7회에도 등판해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는 등 1⅔이닝 동안 23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호투했다.

포효하는 벤자민
포효하는 벤자민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8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kt 세 번째 투수 벤자민이 포효하고 있다. 2022.10.13 [email protected]

선발 자원 벤자민의 희생정신도 돋보였다. 10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77개의 공을 던졌던 벤자민은 단 이틀을 쉰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불펜으로 나섰다.

김민수에 이어 세 번째로 마운드에 선 벤자민은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형우, 김선빈 등 중심타자 세 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은 경기 전 불펜으로 등판하겠다고 자청했다"며 "사실상 8회초 수비가 승부처였는데, 벤자민이 매우 깔끔하게 잘 막았다. 참 고마웠다"고 말했다.

안타, 홈런은 생산하지 못했지만, 주포 박병호의 희생도 빼놓을 수 없다.

오른쪽 발목 앞뒤 인대 파열 부상을 안고 있는 박병호는 뛰기 어려운 상황에도 자청해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상대 마운드를 압박했다.

안정적으로 공 잡아내는 kt 심우준
안정적으로 공 잡아내는 kt 심우준

(수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6회초 2사 주자 2루에서 kt 유격수 심우준이 KIA 황대인의 뜬 공을 잡아내고 있다. 2022.10.13 [email protected]

지난 7월 왼쪽 신전건(손가락과 손등을 이어주는 힘줄)이 파열된 뒤 경기 출전을 강행하고 있는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이날도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심우준은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5회 상대 팀 류지혁의 강습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 1루로 정확하게 뿌리는 등 결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kt, 가볍게 KIA 잠재우고 준플레이오프행
kt, 가볍게 KIA 잠재우고 준플레이오프행

(수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9회초 KIA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를 확정한 kt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0.13 [email protected]

사실 kt 선수들이 가을야구에서 눈부신 투혼을 펼친 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kt는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타선의 침체로 1위 자리를 위협받자 최고참 유한준이 두 팔을 걷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당시 유한준은 부상을 불사하며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연거푸 펼치는 허슬플레이를 펼쳤다.

kt 선수들은 유한준을 중심으로 온 힘을 쏟아내며 1위 자리를 지키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때도 kt 선수들의 눈빛은 남달랐다.

내야 최고참 박경수는 2, 3차전에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공수 맹활약을 펼친 뒤 3차전 막판 수비 도중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쓰러졌다.

박경수는 부상 이후 목발을 짚고 경기장에 나와 후배들을 독려했고, '목발 투혼'은 kt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됐다.

kt 선수들이 가을마다 펼치는 투혼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더욱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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