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농구 따라가겠다'는 추일승호, 중국전서 본 가능성과 과제

'세계농구 따라가겠다'는 추일승호, 중국전서 본 가능성과 과제

링크핫 0 56 2022.07.13 15:01

슛·기동력 갖춘 2m 선수들로 '5 OUT'…라건아 2대2 수비는 숙제

한국 남자농구, 아시아컵 첫판서 중국에 12점 차 승리
한국 남자농구, 아시아컵 첫판서 중국에 12점 차 승리

(서울=연합뉴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스토라 세나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중국에 93­81로 승리했다. 사진은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추일승 감독. 2022.7.13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세계 농구를 따라가겠다'는 추일승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의 포부가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추 감독은 지난 5월 새로 부임하며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도 이런 농구를 하는구나'라는 반응이 나오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첫 경기인 중국전에서는 이런 포부처럼 미국프로농구(NBA)나 유럽 농구에서 보던 전술·플레이들이 나왔다.

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 경기를 펼친 이날, 대표팀은 이런 '새로운 플레이'를 활용해 중국을 93-81로 잡았다.

최근 국제 농구에서는 '미스매치 활용', '코트 내 공간 확보', '여러 포지션 동시 수비'라는 세 가지 특성이 두드러진다.

NBA에서는 골 밑에서 활동하던 빅맨을 아예 양쪽 코너 3점 라인 밖으로 빼버리는 '5 OUT'(전원 외곽으로) 전술이 대세가 됐다.

이렇게 빅맨들이 빠지면서 코트 위 공간이 많아지자, 가드·포워드의 돌파와 이에 따른 킥 아웃 패스(골밑까지 들어가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 등의 플레이가 활발해졌다.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를 필두로 빠르고 높은 포워드가 핸들러로 나서는 경우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핸들러를 압박하는 수비도 발달했다.

이제는 포워드나 센터까지 핸들러 압박에 동원돼 사이드스텝과 민첩성을 요구받는 형국이다.

돌파하는 라건아
돌파하는 라건아

[AP=연합뉴스]

추 감독은 '빅 포워드'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런 세계 농구를 대표팀에 이식하려 했다.

최준용(SK·2m), 송교창(상무·2m), 강상재(DB·2m), 라건아(KCC·199㎝)를 비롯해 장신 가드로 분류되는 이우석(현대모비스·196㎝) 등은 중국전에서 이런 농구를 구현해냈다.

추 감독은 강상재, 김종규(DB), 라건아의 슈팅력을 믿고 5 OUT 전술처럼 외곽에 자리 잡게 했다.

이들은 경기 초반부터 가드와 2대2 공격을 3점으로 마무리하며 수비를 외곽 쪽으로 끌어모았다.

쿼터가 흐를수록 중국의 골 밑에 머무는 수비수가 사라졌다.

넓어진 코트에서 라건아가 편하게 골 밑 공격에 나서거나, 허훈·이대성·이우석 등 가드들의 돌파가 이어졌다.

수비 리바운드를 따내는 경우가 많은 최준용에게 재량권을 줘, 상대가 수비 대열을 갖추기 전에 공격을 마무리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 이런 '추일승표 농구'가 완성도 높게 구현되며 추격하던 중국과 격차를 만들었다.

73-67로 앞섰던 4쿼터 5분께 라건아가 1대1 공격을 시도하다 외곽의 강상재를 찾아 패스했고, 강상재는 이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직후 최준용이 빠르게 공을 몰고 가다가 질주하는 라건아를 찾아 쉬운 속공을 성공시켰다.

82-77로 리드하던 경기 종료 1분 전에도 텅 빈 중국의 골 밑에 송교창이 나타나 공을 받았다. 송교창은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수비수를 공략했고, 이 과정에서 김종규의 쉬운 골밑슛이 나왔다.

라건아가 골 밑에서 분투하는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이 밖에서 3점만 던지던 기존 대표팀 농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혼전 끝에 흘러나온 공에 몸을 날리는 이우석
혼전 끝에 흘러나온 공에 몸을 날리는 이우석

[AP=연합뉴스]

이런 2m 포워드들의 수비력도 빛났다.

여러 포지션을 동시에 수비할 선수로 낙점받았던 여준석(고려대)이 미국 진출을 이유로 하차한 상황에서 송교창이 그 역할을 해냈다.

송교창은 경기 종료 직전 84-77로 따라오던 중국의 가드 순밍후이를 높이와 스피드에서 압도하며 완벽히 틀어막았다.

송교창과 함께 피지컬이 좋은 가드 이대성(한국가스공사)도 몸싸움을 견디며 상대 핸들러를 압박했다.

추 감독은 대회 출전차 출국한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럽 농구만 봐도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져간다. 한국프로농구(KBL)처럼 코트 한 편에서만 수비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이번에 이런 농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라건아의 느린 발에서 비롯되는 2대2 수비 약점은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추 감독은 팀 수비 기조를 '골 밑 수호'에 맞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곽에서 2대2 공격을 막을 때 라건아는 줄곧 골 밑으로 처지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방향 전환이 느린 탓에 가속도를 붙이고 달려드는 상대 가드진에 수 차례 레이업 득점을 허용했다.

최준용, 송교창, 김종규 등 양 코너에서 도움 수비에 나서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중국의 슛을 저지하는 김종규와 최준용
중국의 슛을 저지하는 김종규와 최준용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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