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오늘 승리로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 첫 연승을 올린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박창현 감독의 말이다.
대구는 올 시즌 매우 부진했다. 세징야, 에드가 등 베테랑 외국인 공격진이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못 보여준 탓이 컸다.
11라운드까지 단 1승에 그치며 5무 5패를 기록했다.
거듭된 부진에 지난달에는 최원권 감독이 물러나고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사령탑 교체도 이뤄졌다.
다행히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대구는 조금씩 제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12라운드에선 광주FC와 홈 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고,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는 2-1로 승리했다.
대구의 올 시즌 첫 연승이다. 이전까지 홍익대를 이끌었던 박 감독이 프로 무대에서 거둔 첫 연승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연승 이어가서 너무나 좋다. 어린 선수들이 힘든 원정 경기에 와서 승점 3점을 따내고 간다는 게 고무적"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나는) 항상 자신감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그동안 너무 가라앉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승 전에 좋지 못한 결과를 낼 때도 '경기 내용'만큼은 부족하지 않았다는 게 박 감독의 평가다.
박 감독은 "(이전) 경기 보셨겠지만, 내용에서 끌려가진 않았다"면서 "우리는 팀 구성 자체가 좋은 팀이다.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있다. 오늘 승리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더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승 골을 넣은 박용희와 정재상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대구의 반등세를 견인하고 있다.
박 감독은 "(프로) 3년차 용희와 1년차 재상이가 경기에 나와 득점까지 하면서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면서 "활력소 역할을 젊은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줘서 '세징야 형'의 힘든 부분을 대신해주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홈 4연패를 당한 서울 김기동 감독은 "홈에서 승리가 없어 죄송하다"면서도 "팬들께 승리를 드리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에 대해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허무하게 2골이나 내줬다. 첫 실점은 수비수 최준의 자책골이었고, 결승 골은 골키퍼 백종범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김 감독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골을 2개나 내줬다"면서 "상대가 잘해서 어려운 골을 넣는 건 어쩔 수 없다. 우리 실수, 큰 실수로 실점하는 건 조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이날 10경기 만에 복귀한 제시 린가드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린가드는 선발 출전해 후반 18분까지 뛰었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 30분 뛸 때는 좀 부족했는데, 경기에서는 공격에서 좋은 패스와 탈압박을 보여줬다. 걱정 많이 했지만 경기를 잘 풀어가서 시간을 더 줬다"고 말했다.
경기 뒤 적지 않은 기자들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린가드를 기다렸으나, 그는 구단을 통해 "인터뷰는 이긴 뒤에 하고 싶다"는 말만 남기고 믹스트존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