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잰더 쇼플리(미국)는 그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는 톱 랭커'에 단골로 소개되는 선수였다.
1993년생인 그는 2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우승 숙원을 풀기 전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승에 올림픽 금메달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우승한 그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PGA 투어 7승을 거뒀고, 그중에는 2017년 투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이 포함됐다.
2018년에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를 제패하는 등 톱 랭커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그의 이력에 빠져 있던 것이 바로 메이저 우승이었다.
쇼플리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2018년 디오픈, 2019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고 2019년 US오픈과 2021년 마스터스는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우승권을 맴돌았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20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끝난 제106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천850만달러)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 27번 출전해 절반에 가까운 12번이나 톱10에 들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발휘한 쇼플리다.
2018년 디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다가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우승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9년 마스터스에서는 마지막 날 4개 홀을 남겼을 때까지 공동 선두였으나 결국 타이거 우즈(미국)가 1타 차 우승을 차지하며 공동 2위 쇼플리는 '완벽한 조연'에 머물러야 했다.
2021년 마스터스도 쇼플리에게는 기회였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우승 경쟁을 벌이다가 16번 홀에서 3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번 우승으로 쇼플리는 '메이저 우승이 없는 선수 가운데 톱 랭커'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며 "그는 2017년 PGA 투어 입문 이후 가장 안정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였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벌여왔다"고 평가했다.
키 178㎝로 큰 편이 아닌 쇼플리는 이번 시즌 PGA 투어에서 평균 비거리 304.6야드로 39위에 올라 있다.
그린 적중률은 69.1%로 23위, 라운드 당 퍼트 수는 28.38개로 42위다.
전체적으로 어느 한 곳에 뛰어난 기록은 없지만 평균 타수는 68.79타를 기록, 67.46타의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이어 2위다.
쇼플리는 이날 우승 후 인터뷰에서 '메이저 우승이 없다'는 그동안 평가에 대해 "내가 부족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며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많은 경험이 쌓여야 메이저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기회가 나에게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쇼플리는 이번 대회에서 21언더파 263타로 우승해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메이저 대회 최다 언더파는 20언더파, 최소타는 264타였다.
메이저 우승이 없던 선수에서 단숨에 메이저 최소타 우승 기록 보유자가 된 쇼플리는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도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