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를 패배의 위기에서 건져낸 스트라이커 무고사는 경기 종료 직전에 터뜨린 극적인 페널티킥 골을 구단 팬들에게 헌정했다.
인천은 2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광주FC와 홈 경기에서 막판에 나온 무고사의 득점 덕에 1-1로 어렵게 비겼다.
최경록에게 후반 1분 실점한 후 만회 골을 내지 못해 패색이 짙었던 인천은 후반 추가 시간 상대 핸드볼 반칙에 따른 행운의 페널티킥을 얻었고, 무고사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해 안방 패배를 면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무고사는 이번 골은 홈 응원석을 채우지 못하게 된 인천 팬들에게 바치는 득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의 홈 응원석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텅 비어 있었다.
지난 11일 열린 FC서울과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 팬들이 상대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대거 투척, 큰 파문이 일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홈 응원석 폐쇄'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인천은 집단 응원도 금지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광주 원정 팬들의 응원가와 북소리만 일방적으로 울렸다.
안방인데도 상대 팬들의 적대적 응원 속에서 뛰어야 했던 무고사는 "슬픈 일이다. 우리 팬들은 '12번째 선수'였고, 그들이 보고 싶다"며 "빨리 (징계 대상인) 5경기가 지나가서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출신이다. 몬테네그로를 포함한 발칸반도의 프로축구리그는 특히 팬들이 과격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천=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5일 오후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FC의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홈 응원석이 텅 비어 있다. 2024.5.25 [email protected]
'물병 투척 사태'에 관련, 무고사는 "한국에서는 이런 일도 대단히 충격적인 일임을 알고 있다. 나도 한국 문화를 안다"며 "어쨌든 우리는 (팬들과) 함께 가야 한다. 팬 이미지 개선 등 나름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페널티킥 골로 무고사는 득점 선두를 달리던 강원FC의 이상헌(8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22시즌 일본 J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압도적 격차로 득점 선두를 달렸던 무고사는 올 시즌 득점왕에 욕심을 낸다.
그는 "난 내 실력을 알고 있다. 득점왕을 노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득점왕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막판에 경기를 뒤집은 무고사가 항상 웃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막 울린 직후 무고사는 광주의 풀백 김진호와 신경전을 펼쳤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의미에서 선수들끼리 악수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김진호가 악수를 거부했다는 게 무고사의 주장이다.
무고사는 "그 선수가 내 악수를 피했고, 그래서 내가 왜 '나를 존중하지 않느냐'고 따졌다"며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내가 하고픈 말"이라고 밝혔다.